3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그 깊이가 끝이 없고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대표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당장 주어진 일 때문에 책은 놓지만 몇 번이고 정독해봐야 할 책이다. (기차안에서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
김경희 ... '공화주의'
#1
공동체의 유지와 번영을 목표로 하는 공화주의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북무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이 갖추어야 하는 것이 바로 시민적 덕성이다.
시민적 덕성은 '주인의식'과 '배려의 정신'에서 나온다.
주인의식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억압과 차별이 존재하지 않을 때 가능하다.
평등과 자유가 만개한 공동체에서 시민들은 주인으로서 공동체의 유지와 번영을 위해 복무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불평등과 지배가 만연하는 사회에서는 시민들이 공동체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이라고 생각할 리 만무하다.
이러한 사회에서 시민들은 공동체나 공공의 이익보다 자신의 배를 채우는 데에만 힘을 쏟을 것이다.
따라서 평등하고 자유로우며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시민적 덕성을 함양하는 첫 번째 조건이다.
개개인의 재산이나 출신 배경 같은 사적 방법을 통해 출세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사회에서 시민들은 능력이나 소질 개발을 소홀히 할 것이다.
공정한 경쟁의 룰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면 개인들은 사적이거나 비합법적인 방법에 호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타인을 배려하기보다는 자기만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만연하게 할 것이다.
#2
폴리비오스가 보기에 로마가 단기간에 도시 국가에서 지중해 지역을 평정한 제국으로 성장한 것은 군주제, 귀족제, 민주제가 혼합된 정체였기에 가능했다.
로마를 혼합정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는 군주제의 특징인 집정관, 귀족제의 장점을 표출하는 원로원, 민주제를 구현하는 민회가 로마 정체를 특징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기구는 '서로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어느 하나가 강해져 균형이 깨지면 다른 기구들이 '견제하고 제한'했다.
이런 혼합정은 국내 정치적으로는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한 기구의 권력 독점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분열의 혼란을 사전에 방지했으며 국제 정치적으로는 위기의 시기에 협력과 조화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내는 제도로 기능했다.
#3
마키아벨리는 몰락의 원인이 바로 부패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부패의 원인은 '불평등'에 있다.
불평등한 권력의 소유로 인해 타인을 지배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그것이 정치와 사회를 부패시켜 결국은 공동체의 활력을 빼앗아 고사 시킨다는 것이다.
#4
로마와 피렌체 모두 공동체 구성원인 귀족과 인민들 간의 반목과 대립이 존재했다.
그러나 두 나라는 이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차이를 드러낸다.
로마 공화정이 융성할 수 있었던 것은 '토론이 가능한 공간'이 제공되었으며 '법률을 통해 갈등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귀족이 인민들을 배제하지 않았고 그래서 '능력에 따른 성공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피렌체 공화정은 토론 대신 무기에 의존했기에 추방과 죽음으로만 대립이 해결 되었다.
인민과 귀족이 서로를 배제하려 해 대립이 극단의 양상을 띠었다.
승자 독식은 경쟁을 첨예하게 만들어 상생의 길을 막았다.
피렌체가 몰락한 이유는 자신과 대립하는 상대방을 눈앞에서 없애고, 자신과 똑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만을 옆에 두고자 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피렌체는 로마에 있는 정치적 지혜가 부재했기에 몰락을 피할 수 없었다.
갈등하는 쌍방의 공존은 서로 상승 작용하도록 이끌어,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 나아가서는 각자가 속한 공동체의 공동선을 증진시킨다.
갈등하고 대립하는 다수가 존재할 때, 경쟁을 통해 긴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서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5
마키아벨리는 프랑스의 고등 법원을 언급한 부분에서 대립과 갈등의 완충 지대이자 배출구로서 법 제도를 강조했다.
프랑스 고등 법원이 귀족과 인민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 것이다.
야심과 지배욕에 가득 찬 귀족들은 제어 받을 필요가 있었고, 그들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인민들은 보호 받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왕이 직접 나서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직접 나섰다가는 귀족이나 인민, 어느 한 층에게서 다른 층을 옹호한다는 원성과 미움을 살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법이 아니라 사람이 지배하는 것, 즉 자의적 지배의 전형적 현상이다.
따라서 갈등 해소는 고등 법원이라는 제3의 중립적인 기관이 맡을 수밖에 없다.
# 끝내며
대한민국 헌법 1장 1조 1항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이다"
이영근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