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원들은 항상 '문제'에 봉착한다.
물론 그 어떤 문제도 쉽지 않다. 도저히 풀지 못할 것 같아 용역을 망설인 적도 많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문체부 입찰도 그러하고.
하지만 막상 입찰을 따면 여론조사, 인터뷰 등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어 가설을 세우고 논리로 접근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런데 이번엔 사람(담당자)이 문제다.
기준을 바꾸어 가설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기를 반복한다. 아마도 결정권자의 영향도 있으리라.
기준을 바꾼다는 건 두 가지 의미다. 전혀 모르거나, "내가 다 해봤는데 그건 아냐" 거나.
그러려면 전문가는 왜 부른 건지? 일반적이지 않고 원칙도 없으며 그나마도 자주 기준이 바뀐다면 우리는 문제에 문제를 만나게 된다.
많은 연구원들이 여기서 좌절하며 직업관에 회의를 가지기 시작한다. 차라리 공무원이나 될까?(공무원은 아무나 되고 또 그 일은 쉽나? ㅎㅎ)
우리네 삶도 용역과 뭐가 다를까?
문제없는 삶이 있을까? 문제가 없다면 삶의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삶에 대한 제대로된 자세는 '문제를 문제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은 불공평하며 문제는 항상 발생하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일에 있어 문제 해결의 시작은 의외이기는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당연히도 사람에 대한 이해와 대화에 있다.
대부분의 관광분야 연구용역의 목적은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이며 삶의 목적은 '나 다운 삶,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시간과 경제적 자유'에 있다.
목적은 같지만 사람들의 DNA와 경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며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있는 그대로 솔직히 연구 내용을 차분히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말이 논리적이지 않거나 감정을 자극한다고 하더라도 꾹 참고 많이 들어줘야 한다.
이렇게 말하지만 솔직히 나는 잘 못한다 그래서 종종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명상을 하며 생각을 리셋 시키고 객관적인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하지 못한 점을 미안해 하는 나만의 의식 행위를 하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를 자혜명상이라 하더라. 아마도 나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거 같다.
이런 노력은 지금껏 의외로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 왔었다. 죽일듯이 싸웠던 거래처 직원이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때 그 처절했던 과업들로 인하여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더라.
모든 일에, 모든 삶에는 '문제'가 따른다.
'왜 나만 괴롭냐?'는 말은 초딩이나 할 말이다.
일이든 삶이든 문제의 인식과 해결의 반복이라는 점을 반드시 후배들이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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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위한 글이며, 이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