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떠나, 안도현처럼

by 이영근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대학을 나와 사회가 인정하는 직업을 가지고 조건에 맞는 사랑을 하며 사회가 정해준 시스템 되로 살아가는 사람과 "왜 그렇게 살아야 해? 그렇게 살면 행복해?"라는 질문과 함께 직접 몸으로 부딪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

공교육에서 꼴등, 대학입시 6번의 실패, 한국의 시스템 내에서 철저히 버려진 '안도현'은 자살 직전 여행을 선택하게 된다.


당신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였습니까?

나는 휴식과 관광이 아닌 치열한 학습과정의 여행을 주로 했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던 나에겐 여행은 오롯이 학습의 과정일 뿐이었다.

스스로 시스템의 노예라고 생각했고, 미래와 비전마저 없었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에선 나의 지식과 정보는 누구에게도 주도적이지 못하는 제한된 생각의 전달자일 뿐이었다.


삶과 죽음의 길목에선 그에게 여행은 휴식과 삶의 충전이 아니였다
제도권에서 벗어난 그가 선택한 방법은 여행을 통한 경험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과 정보는 시스템을 허물수 있는 무기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협상을 하던 중 나는 무심코 사무실 그림을 보고 ‘아르테미스’의 이야기를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으로 삼아 이야기했다.

책에서 본 이야기가 아니라, ‘에페소스’의 전시관에서 봤던 아르테미스의 동상들의 차이점을 말하면서 나는 협상의 주도권을 갖는 리더가 되었다.


회사의 중요한 미팅에서 와인을 마시며 빈티지에 대해 설명하는 파트너 앞에서 나는 와인의 생산지를 우연히 얘기한다.

보르도의 포도를 먹어 본 적이 없는 그는 나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기게 되고, 내가 제시한 제안을 쉽게 수용하게 되었다.


교과서에서 획일적으로 가르치고 암기해온 뻔 한 지식이나 예측 가능한 답변이 아닌,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대화는 지식과 경험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뇌는 분명 여행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터키의 휴양지에서 봤던 아르테미스 여신의 동상, 프랑스 보르도에서 먹던 포도송이의 맛을 기억하고 나는 책에서 봤던 지식과 연결시키고 결합시키고 대화의 표현을 통해 활용해 왔다.


세상은 지식과 경험이 많은 이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어있다.

안 가 본 곳에 가면 어린아이가 되고 안 해본 일에는 초보자가 된다.

여행 가이드 역시 그 지역을 잘 알고, 문화와 역사에 대해 여행객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인 것이다.

리더십은 그렇게 지식과 경험의 연결, 그리고 그 정보를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생겨나온다.


72개국 10개 직장을 옮기며 여행자 안도현이자 생활자 안도현으로 오직 경험에만 초점을 맞췄다.
사실 누가 이처럼 치열하게 여행을 하겠는가? 또 한편으론 이것이 여행인가? 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길 위의 풀 한 포기를 보고 깨달음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낯선 여행자에게 베푼 친절에 세상의 진리를 얻기도 한다.
그에게는 길 위의 모든 것이 스승이었다.
고대 유적도시 에피소스의 바람에게서 성모 마리아의 진언을 듣고 더 넓은 보르도 포도밭에서 삶의 지혜를 얻었을 것이다.


여행자의 눈으로 본 한국사회
그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에는 집이 없다.
직장은 프랑스 회사라서 본국이 프랑스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며 몰디브를 오간다.


온통 주입된 진리와 생각을 암기하고 그리고 그 공식대로 살아가는 한국 사회는 누군가가 만든 시스템 [입시학원, 편입학원, 성형외과, 키높이 구두, 백화점 브랜드 옷, 포토샵, 명품과 고급차, 전문용어 가득한 장식용 책, 화려한 결혼식장, 고급 와인과 양주, 동문회와 동창회, 그리고 애경사, 고급 장례식의 화려한 화환, 브랜드 리조트에서의 셀카 등] 속에서 남에게 인식되기 위한 기준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나는 삶에서 조금 다른 관점의 세상과 다른 기준을 보기 위해 세상으로 떠났다.

한국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다양한 관점의 사고를 하게 되었고, 왜 한국인은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다른 환경에서 그 사람들이 믿게 되는 진리와 삶의 방식들이 한국인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나는 한국 사회를 알게 되었다.

발로 걸으며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경험이 되어 끊임없이 내가 알던 진리와 충돌하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사고하게 되었다.


세계일주를 떠나는 후배들에게

경험과 연결된 지식이 빠른 판단의 사고를 가져온다.

몇 초 만에 그냥 좋으니깐 좋은 것이고, 맛있으니까 맛있다는 것이다.

그런 판단은 수없이 많은 여행과 학습을 통해 생기는 것이다.


다양하게 만나고, 다양하게 먹고, 다양하게 떠나야 한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활성화된 뇌에 지식을 쏟아 넣고 그리고 뇌가 기억하게 놓아둬라.

자신을 새로운 환경에 던지는 여행이야말로 당신의 뇌를 자극시키는 과정일 것이다.

경험하지 않으면 책에서 본 지식이 쉽게 표현되지 않는다.

표현하지 않으면 남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서 노예로 살게 될 것이다.

떠나고 경험하고 표현하고 자유로워져야 한다.

[ 작가 ] 안도현(말레이 거주, 프랑스 기업 개발 담당 임원) ... '그래 떠나 안도현처럼'

[ 저서 ] http://www.yes24.com/24/goods/24249060?scode=032&OzSra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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