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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근 Sep 24. 2023

입찰에 임하는 코스트인의 자세

최근 두 번의 입찰 결과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낙담보다는 '나와 우리 조직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가?'를 먼저 점검해 보았다. 

(주)코스트 3년, 10번 남짓 입찰에 참여하여 3번을 제외하고 모두 선정되었다. 

70% 이상의 승률인데 이는 '운'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걸 25년 직장생활을 통해 터득했다. 입찰은 시스템이며 시스템이 모든 것이다.


[ 주식회사 코스트 입찰 시스템 ]


1. 입찰 분석 

승률 50%를 끌어올리는 비결은 사전분석에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하지만 간과하는 사실이다. '우리가 도전해야 할 입찰인가?' 충분히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1) 정량 점수가 5점 이하일 때는 입찰을 포기하라.
1, 2등의 차이는 1~2점 차다. 정량 점수가 만점이면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하지만 20점 만점 정량 점수에서 5점 미만의 차, 자체평가 15점 이하 일 때는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입찰에 도전한다는 건 인적 리소스를 분산시키는 것이며 기회비용을 잃는 행위이자, 직원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준다. 

그렇다면 신생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실적부터 쌓아야 한다. 컨소기업으로 들어가거나, 돈 안 되는 기피하는 용역에 참가하거나, 가격을 다운시키거나, 수의계약 등으로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


(2) 우리가 도전할 입찰인가?

과거의 실적과 노하우가 있거나 제안할 거리가 있다면 도전해봐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평가에서 경쟁력이 없다면 훌륭한 전략이 나올 수가 없다.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현명함과 용기도 갖춰야 한다.


(3) 입찰방식은 적절한가?

정량점수, 가격점수는 적절한가? 협상에 의한 계약인가? 경쟁평가인가? 불합리한 조항은 없는가? 실행가능한 과업지시인가?를 찬찬히 살펴보면 사전 의도와 방향성, 담당자의 성향이 보인다. 과정에서 입찰 담당자와 통화해 보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4) 수익이 보장되는가?

인력 베이스의 용역의 경우 인건비+수익이 50%를 넘지 않는다면 포기하라. 회사의 고정비, 기회비용 등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실적을 쌓기 위해 직원들을 힘들게 할 이유는 없다. 일에 대한 대가는 정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도전해야 한다면 수행과정에서 반드시 이윤을 남겨라.



2. 입찰 용역을 많이 수행하는 게 잘하는 게 아니다.


1인이 용역을 담당할 수 있는 한계치가 2개의 용역이다. PM(Project Manager)이 충분하지 않은 조직에서 다수의 용역을 진행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입찰에 앞서 입찰을 이끌 PM의 자질부터 시스템으로 키워야 한다. 여기서 시스템이란, 팀장급을 뽑든지, 내부적으로 키우든지 하라는 얘기다. 
대표(팀장)+직원 4명 매출 5~10억, 대표(팀장)+팀장 1명+직원 8명 매출 10~15억, 대표(사업총괄)+팀장 3명+직원 16명 매출 2~30억 매출을 달성해야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해보면 쉽지 않다. 그래서 입찰에 의존하는 회사의 급여가 높지 않다.  


처음부터 코스트는 1인 1 용역에 대응하는 자세를 강조해 왔고 실질적으로 담당을 했었다. 연구원이 팀장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적응이 어려워 경력직 입사자의 퇴사율이 높다) 하지만 대형 국책사업 참여로 팀 고유의 컬러가 사라졌고 인력이 늘어나며 한 입찰에 여러 명이 참여하다 보니 책임감이 줄어 시스템이 붕괴되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매출이 늘어야 하고 매출을 늘이기 위해선 양질의 일이 많아야 하며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팀장급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러한 직원을 뽑고 기존 직원을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붕괴된 것이다. 목표와 결과만 바라보고 시스템을 점검하지 못한 대표의 실수다.


3. 동일한  방식으로 입찰을 제안할 거라면 포기하라


앞서 '입찰은 시스템이 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1단계) 팀장급을 양성하고 (2단계)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획을 시도하는 과정의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매번 용역을 수행하며 철저히 분석, 복기하며 조금씩 진화해야 한다. 이 진화는 또 다른 입찰의 제안으로 녹여내야 하는데 매번 입찰 제안서가 동일하다면 시스템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성장을 이끄는 리더가 없으며 성장이 멈춘 조직이라는 뜻이다. 

'바빠서,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어, 특별한 제안이 없어 등등...' 이유는 100가지도 넘는다.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이러한 변명을 해서는 안된다. 나는 매번 용역을 수행할 때 강사가 강의하는 시간에 과업의 결과를 유추하고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여 다음 제안을 준비해 왔었다. 입찰이 시작되었을 때 준비하는 것은 시스템이 아니다.


4. 입찰의 정과 부를 나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라


입찰 선정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 책임감과 자신감이다. 먼저 담당을 정하고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줘야 한다. 그동안 입찰 과정을 지켜볼 때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할수록 결과가 좋았다. 하지만 짧은 준비 기간에도 결과가 좋았던 입찰도 있다. 이는 시스템의 영향과 함께 담당자의 책임감이 집중을 낳아 성과가 좋았던 것 같다. 대표가 다 책임진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다. 정확히 입찰 책임자를 지정하고 분석부터 입찰참여, 기술협상까지 책임을 지게 해야 성과가 난다.


5. 마지막으로, 입찰 책임자가 PM이 되어 용역수행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1) 입찰 분석 - (2) 입찰 참여 결정 - (3) 전략 수립 - (4) 제안서 작성 - (5) PT 연습 - (6) 입찰 PT - (7) 우선협상자 선정 - (8) 기술협상 - (9) 계약 - (10) 과업수행 - (11) 결과보고 (12) 정산

총 12단계를 PM으로 경험해 볼 때 전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약 3개월의 과정으로 2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거듭 운영해보면 시스템을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의 직원을 사내 조직에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가 회사 성장의 지표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백날 목표를 세워봐야 조직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이 다이며 시스템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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