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이 올라 갈수록 자기를 보호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 권한이 생기면 쓴소리 하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아첨꾼의 말에만 귀를 기울인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하다.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둘러 세우다 보니 아첨꾼의 유혹에 잘 넘어간다. 우리가 볼 때는 ‘어떻게 저런 판단을 하지?’라고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판단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성과가 저조할 때 아첨과 순응에 맛들인 CEO는 과도한 확신에 빠져든다고 한다. 그들은 기존의 전략적인 계획을 고수하며 경로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그들이 나아갈 방향은 정해져 있다. 바로 실패다.
사람들은 자기가 내리는 결론에 동의하는 사람보다 자기가 가진 생각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강력한 지도자는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키워준다. 반면에 허약한 지도자는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멀리하며 그들의 목소리 죽여버린다. 이러한 반응은 권력을 가진자에만 한정되지 않는 보편적인 인간의 성향이다.
기업내에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 같은 호전적이고 불만이 많으며 도무지 만족할 줄 모르는 문화적인 부적응자도 필요하다. 하지만 친화적이지 않은 사람을 제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조직의 비전과 목적 의식이 분명하고 다른 동료들과 강력한 유대감을 가지며 주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낄 경우 불만족이 창의성으로 꽃 피운다.
문화적인 부적응자와 평범한 직원들이 공존하는 조화로운 조직을 ‘도전 네트워크(Challenge network)조직'이라 하는데 ‘내’가 미처 바라보지 못하는 맹점을 지적하고 ‘나’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도 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이들의 역할은 ‘내’가 가진 전문성에 대해서 한층 겸손한 태도를 갖게 만들고, 나의 지식을 의심하게 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호기심을 가지도록 밀어붙임으로써 창의적인 ‘나’와 ‘조직’을 만들어 준다.
한편으론, 동료들로부터 거친 피드백을 받은 직원 중 그 동료들을 회피하거나 자기 관계망에서 삭제하는 전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조직의 평화를 내세우며 조직 내 자신의 조직을 만들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도 하는데 그다음 해에 그 직원의 성과를 살펴보면 저조한 경우가 많다. 마음이 약해지면 안된다.
친화성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 만남의 조화와 관련된 문제이지 인지적 일치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친화적이면서도 의견은 얼마든지 갈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다치게 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긴 해도, 그 사람이 가진 생각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도전해야 할 때는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사실 내가 어떤 사람과 논쟁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향한 존경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 그 반대의 감정을 드러내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의 의견을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니까 반박을 한다는 뜻이다.
만일 그 의견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면 굳이 반박하거나 입씨름을 할 필요도 없다.
서로 토론하면서 상대의 잘못을 입증하고 내 잘못을 입증 받는게 즐거운 조직이 되어야 한다.
‘도전 네트워크(Challenge network) 조직’ 쉽지는 않겠지만,
지나온 코스트의 성장 과정을 살펴볼 때 조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에 상호 존중이 바탕이 된 피드백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P.s: 본 글은 애덤 그랜트의 '씽크 어게인'을 저의 시각으로 편집하였습니다.
저희 (주)코스트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 같은 문화적인 부적응자 구합니다. 상시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