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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사막이 있어? 진짜?

사막이 있는 해변 무이네(Mui Ne)

by 이영근

베트남에 세계 10대 샌딩 보드 명소가 있다는 걸 아는가?
무려 2위로 선정된 무이네 화이트 샌드 모래언덕(White send, Mui Ne Dunes)이다.

새벽별과 함께 느긋하게 기다리면 사막의 온기와 함께 붉은 일출이 흰모래 언덕을 물들인다.

포근한 오렌지 빛으로 바뀔 무렵이면 포토그래퍼들의 셔트 소리가 쉴 틈 없이 들린다.

사실상 샌딩 보드보다는 최근 끝없는 사막을 오르고 내리며 질주하는 사륜오토바이(ATV)가 더 인다.

단, 렌탈시 포인트로 이동으로 제한하지 말고 시간제로 자유롭게 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맞이했다면 그곳에 주저 없이 눌러앉아야 한다.

해뜨기 직전의 시린 푸른빛과 일출의 포근함, 한낮의 열정과 푸른 달빛의 속삭임을 들어야 비로소 그 풍경을 마음속에 넣을 준비가 되는 것이다. 그곳이 사막이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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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그랜드 캐니언이라고들 하는데 그건 쫌 과장된 거 같고 그들이 부르는 '요정의 샘(Fairy Stream)'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약 7Km 붉은 모래 언덕을 따라 시냇물이 흐른다.


노곤한 베트남 남부의 따뜻한 기온과 붉고 흰 모래언덕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은 누구나 신발을 벗게 한다.

그렇게 한 참을 적당한 온도의 물을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걷다 보면 평온한 마음이 든다.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지만 최근 대규모 중국인들이 몰려와 한적한 시간대를 잘 골라야 한다.

붉은 모래에 앉아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책 한 권 읽기에 딱 좋은 포인트다.

무이네의 해변은 거센 파도와 바람 때문에 카이트 서핑(Kite Surfing Central)의 명소이다.

패러글라이딩과 서핑의 특성을 조합하여 개발한 것인데 대형 카이트(연)를 공중에 띄우고 컨트롤바로 조종하여 바람의 힘에 따라 서핑 보드를 끌면서 물 위를 내달리는 레포츠다.


사실 여행지에서는 조금의 용기가 큰 추억을 남겨주는데 나의 경우 대부분 여행지의 레포츠는 다 즐겨보는 편이다.

항상 하기 전에는 무섭고 두렵지만 막상 하고 나면 그 짜릿한 성취감이란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런데 1천만 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세계일주를 했다고 자랑하는 친구들을 여행지에서 종종 본다.

그들의 여행은 오직 찍고(어디를 가고) 보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행의 반은 버려두고 다니는 것이다.

글쎄요.... 나는 여행지를 반으로 줄이고 맛난 음식을 먹고 충분히 즐겨라 말하고 싶다.

인생은 길고 여행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오더와 다른 메뉴를 종종 가져다준다.
"이건 오믈렛이 아니잖아!" 종업원을 불러 얘기해보지만 그저 웃을 뿐이다.
소리치거나 교육시킬 필요는 없다. 그것 또한 그들의 문화이며 우리는 여행자다.


사랑도 그러하다.
오랜 시간을 그가, 그녀가 살아온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받아 드리고 함께 웃어주면 된다.

해변 휴양지 대부분은 낮술하기에 정말 좋다.

더구나 무이네처럼 싼 물가(랍스타+해산물+주류:1인 3만원)와 적당한 기온의 여행지는 낮술의 천국이다.


여행지에서의 낮술은 묘한 일탈 감과 함께 온전한 나와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선셋을 만나게 되면 울컷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뭐 어떤가? 여긴 서울도 아니고 아무도 나에 대한 관심이 없는 무이네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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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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