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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 걸까? Ⅰ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세계일주를 떠나는 이유. 성문화

by 이영근

세계일주를 떠나는 친구들에게 "왜 우리는 여행을 떠나는 걸까?" 본질적 이유를 물어보면 명확히 답하는 친구가 드물다.
그리고 한 가지 이유보다는 복합적인 이유가 많았다.

떠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옆집을 가더라도 이유가 있다.

이 본질적인 물음에 대하여 답해보자.



1.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



(1) 풍경


영화 스타워즈와 개구쟁이 스모프의 배경이 되었던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의 터키 카파도키아,

8천 미터 이상 고봉의 파노라마 지구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

최근 '태양의 후예' 송혜교와 송중기 커플의 달달한 로맨스 무대인 그리스 자킨토스 , 나바지오 해변 등은 인간이 상상하기 힘든 경이로운 풍경을 같은 공간 지구의 다른 편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국과 다른 자연환경은 항상 관심을 끌며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직접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2) 문화

세계 어느 국가든 그 나라 사람들의 평균 첫 키스, 첫 섹스 나이는 있겠지만 알다시피 평균이라는 것은 정말 뭔가를 리얼하게 들여다보고자 할 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첫 섹스에 관한 한국인 평균 연령은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스위스 친구들과 Y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 나라에선 평균적으로 15-16세 때 첫 섹스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오 빠르네. 근데 서양 애들 대부분 다 그 정도쯤 되겠지?”라고 반응할 수도 있겠고 “요즘은 한국에도 그때쯤 하는 애들 많지 않나?”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중요한 건 ‘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다.

나는 열네 살에 처음 남자친구를 사귀어 보았고 열다섯 살에 첫 키스를 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의 절반은 그렇듯 한밤중의 동네 놀이터에서.
그 남자애랑 학교 화장실, 학교 탈의실, 아파트 복도, 어떤 건물의 복도, 또 다른 건물의 계단에서 키스를 했다.
그 이후 고3 때 11개월을 빼면 중고등학교 시절 늘 남자친구가 있었다.
사람도 사는 곳도 연애 방식도 전부 다 달랐지만 딱 하나 같은 것, 그건 사귀는 관계가 이루어지는 공간과 공간의 제약이 주는 관계의 속성이었다.
어두운 곳, 감춰지는 곳, 사람=어른의 눈에 띄지 않는 곳, 그러니까 계속 숨어야 하고 숨어야 하니까 비밀이 될 수밖에 없으며 들키면 큰일 나는 일.
우리 집 아파트 복도와 계단 사이 틈에서 껴안고 있다가 엄마에게 걸렸을 때 엄마는 내 뺨을 때렸고 학원 간다고 거짓말하고 남자친구랑 있다가 새벽에 들어왔을 때 아빠는 내 핸드폰을 벽에 던져서 박살 냈다.

안드레아는 열세 살에 처음 남자친구를 사귀어 보았고 열네 살쯤 첫 키스를 했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집 앞에서. 열여섯 살에 만났던 남자친구는 그 나이 즈음 사귀는 스위스 소년소녀 커플이 그렇듯 그의 집으로 안드레아를 초대했다.
안드레아와 남자친구는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시고(스위스에서는 16세부터 양주와 몇몇 독한 술을 제외한 음주가 가능하다.) 대화를 나눴다.
식사가 끝나고 둘은 부모님에게 굿 나이트 인사를 하고 남자친구 방으로 들어왔다.
둘은 서로를 애무하고 둘 인생의 첫 섹스를 했다.
콘돔은 침대 옆 서랍에 두 가지 다른 종류로 준비되어 있었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잘 끼고 했다.
안드레아는 중고등학교 시절 계속 남자친구가 있었고 늘 각자의 집에 초대해서 각자의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다 먹으면 방으로 들어가 섹스를 하고 함께 등교했다.

[원문] http://ledoublevoyage.tumblr.com

섹스에 관한 옳고름을 얘기하기보다는 극단적으로 다른 성문화가 각각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성인이 된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런 글을 보면 한 번쯤 직접 가서 확인해 보고 싶어 진다.


사회적 관습과 제도가 나라마다 다른데, 내가 사는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나는 항상 궁금했었고 확인하고 싶었다.

실제로 나는 다양한 동남아, 유럽의 문화들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한 때 엄청난 충격에 빠졌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를 가장 크게 바꿔 놓은 건 책도 교실도 아닌 세계여행을 통해서다.



2. 모든 금지된 것에 대한 반항



신체적 나이와 상관없이 여행은 청춘(靑春)의 상징이며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청춘(靑春)이다.

청춘의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관습에 대한 반항이다.

우리의 사회는 참 많은 것들을 금기시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금지된 것들이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상일 경우를 만나게 된다.

이때 느끼는 짜릿한 일탈 감은 여행이 주는 매력 중 하나다.

라오스 방비엥의 대마초와 액티비티가 그랬었고 태국 파타야의 거리의 여자, 유럽 혼숙 게스트 하우스에서의 아랫 침대 섹스가 그랬었다.


하지만 금기시되는 건 사실 엄청나게 위험하다.

우리는 현지인들이 아닌 이방인이며 범죄의 표적이기 때문이다.

동남아 해변에서 서핑을 가르치는 비치 보이에게 한국 여자는 돈 아니면 섹스 파트너로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원하면 대부분 받아준다.

일단, 농담을 던져 받아주면 강습이 끝난 후 술자리가 침대로 이어지며 거리를 두면 강습 대상이 된다.

아주 오래전 원주민 마을에 관광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오스트레일리아, 유럽인들로 시작하여 일본인, 한국인까지 원나잇 섹스 문화를 만들었다.

태국은 더 노골적으로 일반인에서부터 직업여성까지 너무나 쉽게 성을 사고팔고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미혼의 여행자라면 한 번쯤 영화 '비포 선라이즈'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달콤한 로맨스를 꿈꿨을 것이다.

하지만 해변 비치 보이와 잠자는 순간 다음날 아침 "나 누구와 잤어"라는 얘기가 해변에 쫙 퍼진다.

그들은 사랑이 아닌 섹스를 한 것이며 한국 여자는 로컬인들의 가십거리로 전락해 버린다.

여행지에서 만난 일반인과 여행자 간의 하룻밤 역시 많은 문제들이 생긴다.

왜 달콤한 로맨스가 불가능할까? 가장 큰 문제는 사랑이 빠진 섹스다. 사랑이 무엇인가?

[사랑의 정의]

1. 사랑은 서로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다.
2. 왜 궁금한가? 그 사람이 진정 좋아하는걸 해주고 싶기 때문에, 당연히 싫어하는 건 피하고.
3. 나를 왕자나 공주처럼 대해 주고 그 상대가 싫지 않다면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어진다.
4. 그 시간들이 모여 사랑이 지속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랑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더물지만 한순간에 여행자간 1~3까지 운명처럼 이뤄질수도 있다.

그리고 여행중이나 여행을 끝내고 지속적인 만남을 통하여 사랑을 확인하고 영원한 사랑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또 그렇게 결혼한 커플도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전체 미혼 여행자중 그런 커플은 정말 더물다.

그리고 돈 때문에 성폭행과 납치로 이어지는 의도적인 접근이나 강간 및 몰카촬영, 원하지 않았던 임신등을 생각할때 달콤한 로맨스를 여행중에 꿈꾸기엔 너무나, 너무나,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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