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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 걸까? Ⅱ

by 이영근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고들 하지만 "그래서 행복을 찾았습니까?"라는 질문에 쉽게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드물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바 파울로 코엘료는 마흔 살 때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Buen Camino)을 다녀온 후 ‘순례자’와 '연금술사'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고 안도 다다오는 가구제작과 인테리어로 번 돈을 모아 떠난 7개월간의 유럽여행을 계기로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다.


물론 평생 직업을 찾았다고 이들이 행복을 찾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길 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확신을 찾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며

돌아온 일상에서 즐겁게 일하며 역작들을 남겼다면 분명 행복한 사람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오늘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산티아고를 걷지만 그들은 왜 코엘류처럼 영감을 받지 못하는 걸까?

행복은 어디에 있고 무엇으로 시작하는가?

그동안 책과 여행을 통해 만난 행복지수가 높은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행복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용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행복은 한 가지 모습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행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다.
행복을 아는 사람(집단/사회)을 만나야 행복해진다.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부터가 행복에서 멀어진다.


중요한 건 여행에서 행복을 찾는 것 자체가 더욱 행복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자체가 모순이며 행복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맞는 말이다.



# 행복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용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강요받은 정보들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우린 내가 아닌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으며 어떤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하여 여행 중 충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나를 꾸밈없이 정확히 한 번 보자.

과거로부터의 기억에서 출발해도 좋고 전혀 다른 환경 속 순간적으로 대처했던 행동들을 들여다봐도 좋다.

실수투성이, 무능력, 부족한 소통 능력, 가난.. 숨겨왔던 나의 내면을 끄집어내야 한다.

"그래 나는 키도 작고 못 생겼으며 공부도 보통이고 뭐하나 내세울 것도 없어, 그게 나야!"라며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에서부터 행복은 시작된다.


여행 중에 만난 행복한 사람들은 바보같이 무모하고 한결같이 당당했다.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포장하지 않았기에 거침없이 당당했었다.

그들은 얘기한다 "사회적 시스템은 나를 위축시켰고 내가 아닌 나로 살게 했지만 다른 세상 밑바닥에서 나를 마주치며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 용기로 인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내가 나를 사랑하자 세상은 나를 사랑하더라."



# 행복은 한 가지 모습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치관이 있다.

크고 작은 고유의 가치관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미래의 나를 만든다.

행복은 사회적 환경,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상대적이다.

그 상대적 행복을 분명히 인식하고 인정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가치관이 충돌할 때 우린 비교하게 되고 혼란에 빠져들게 되며 경쟁하게 된다.

내가 있는 사회가 작으면 작을수록, 생각의 폭이 좁을수록 더 잦은 충돌을 한다.

더 큰 세상으로 떠나라 그리고 배워라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우뚝 서서 다름을 받아들여라.



#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행복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야 행복해진다.


상대의 행복에 기대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내가 없어진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

설사 그 대상이 너무나 좋고 사랑스러워 나의 행복을 잠시 숨기고 결혼이라는 제도로 서로를 묶어둔다고 하자 얼마나 갈 수 있겠는가?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누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단 말인가? 주변을 둘러봐라 모순된 삶들이 얼마나 많은지.


여행을 떠났으면 행복해야 한다.

같은 가치관을 가진 있는 그대로의 나로 봐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라.

맞춰가지 말고 함께 있으면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해라.

어차피 돌아올 여행 어디를 가는가 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행복을 누리 것이 더 중요하지.


하지만 기억하라 행복도 사람도 변할 수 있다.

그때는 또다시 돌아오거나 길을 떠나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복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여행을 떠났으면 행복해야 한다.

어떻게 행복해져야 할지는 충분히 전달해 주었다.

내가 천리안 동호회를 시작으로 여행이 직업이 되어 25년간 한 길을 간 이유는 여행을 할 때 사람들은 가장 행복해하기 때문이다.

그런 행복을 내가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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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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