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것들

by 로다온

우리가 이별한다면
얼마나 아플까
어느 정도일까
그건 알 수 없다


상처받기 싫어서
혼자인 시간이 힘들었고
나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너에게 차갑게 굴었는지도 모르겠다


돌아보면
그저 기다리면 될 일이었다
잊히는 데 걸리는 시간만큼
견디면 되는 일이었다


그 쉬운 걸
하지 못한 내가
조금은 바보 같았다


오늘도 술에 기대어
번호를 누르며
잠시 머뭇인다
이게 다 무슨 의미일까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사진 몇 장만 남는다
그 안의 우리는
참 평온해 보였다
행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날들이
그 시간들이
아직도 마음에 남는다
미련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또 같은 이유로
헤어지지는 않을까


확신할 수 없어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진다

이런 생각들이
혼자만의 걱정일지 몰라도
자꾸 떠오른다


그때
그 말 한마디를
왜 아꼈을까
조금만 더 따뜻했다면
달라졌을까


지금에서야
무의미한 질문들만 남았다


또 술에 취해
다시금 전화기를 들고
네 이름을 바라본다
닿지 않는 시작을
다시 꺼내 들며


사진 몇 장 붙잡은 채
조용히 그날을 떠올린다

그 시간은 끝났지만
감정은
아직 조금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그 시간들이
그 사람도
내 안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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