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책 제목 : 호구 안 되는 원조.

by 이타카

어제, 우리나라 대표단과 국제기구 대표단과의 회의에 참석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담당하는 필자에겐, 정말 의미 있게 다가온 행사로, 해외원조에 대한 책을 집필하지 않으려 했는데, 결국 책을 쓰기로 맘먹게 된 계기가 되었다.


국제기구 내에서 뒷소리도 이야기하는 가성비 없이 돈을 쓰는 나라를 꼽자면 일본이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일본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한일전을 해보려 해도, 동네축구단과 프로구단이 맞붙는 느낌이랄까.


일본 대표부와의 협업은 참으로 예의 바른 `호구`란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존경받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뭐랄까. 그나마 사심을 줄이고 돕는 좋은 나라?


우리나라와의 협업은 그냥 `호구`란 생각이다. 현장에서 일을 해보나, 사무실에서 일을 하나, A기구에서 일을 하나 B 기구에서 일을 하나, 가. 부처와 협업을 하나, 나. 부처와 협업을 하나.


어제, 우리나라 대표단은 국내에서의 우려에 대하여 말을 꺼냈다. 국제기구 대표단은 현장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했다.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에겐 그들의 주장을 단박에 뒤집을 수 있는 논리가 있었다. 이 역시 사실이다. 사실을 사실로 대응하는.


우리나라 대표단은 잠자코 듣고, 어느 정도 설복당하는 눈치다. 필자가 국제기구 대표단의 일원이 아니라면, 자살골을 넣을 수는 없지 않은가. 영어만 유창하면, 뭐 하겠는가. 지위가 높아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말, 영어만 유창한 사람 만을 해외원조 요직에 집어넣으면 안 된다.


해외원조의 실체와 가장 가까운 정책은, `지역 개발정책`이라고 본다. 지역 개발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 어제 그 자리에 있었다면, 할 말이 꽤 많았을 것이다. 필자도 지역개발 관련 전공을 했고, 그 분야에서 일을 해봐서.. 그 느낌을 안다.


지역개발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는 `그들이 얼마나 투명하고, 스스로 일어설 의지가 있느냐`이다. 밖에서의 도움은 한 손을 거드는 것일 뿐. 그 한 손으로 그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을 넘어 망상이다. 지역개발에 발을 내딛은지 얼마 안 되는 초보들이나 저지를 실수다.


정부 관계자들, 해외원조하면 목에 힘주는 사람들을 위하여 책을 쓰기로 했다. 다음 책의 제목은 `호구 안 되는 해외원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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