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조 호구의 틀에서 벗어나기 1.
일을 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이론가`였다. 그다음은 그 `이론가`의 말에 푹 빠진 사람이다. 자연의 법칙에 지배되는 세상은 `이론`의 틀에 가둘 수 없다. 이론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한계를 직시하고 한뼘 이상의 거리를 둬야한다. 이 당연한 사실을 깨달기 위해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건, 사람이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만성적 식량부족으로 끼니걱정을 하는 사람이 지천인 기니. 이곳에 희망을 준 건 과학이었다. 자연의 법칙을 이용한 유전자 조합기술의 최고수였던 `강경호` 박사의 노력으로 탄생한 `아프리카형 통일벼`. 이 세상에 없던 신품종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기니의 제로헝거빌리지는 탄생을 못했다. 그리고, 이를 현장에 도입한 임형준 소장의 능력도 가히 괴물급이라 할 수 있다.
만약에 당신이 유전자를 조작하는 연구실에서 1년이라도 일해봤다면, 지역개발 현장에서 1년이라도 일해봤다면. 이 두 분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것이다. 강경호 박사는 세계의 석학이 모조리 실패한 아프리카형 통일벼를 만들어 냈다. 개인적으로 강경호 박사를 아는바, 부정적으로 보면 자기 분야에 미친 과학자다. 거의 혼자서 이 통일벼를 만들어낸 천재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 수록 알게 되는 뚜렷해지는 자연의 법칙 중 하나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뇌구조, 동물적 한계에서 기인되었을 터이다. 수천 년간 이어온 전통적인 농업방식을 고수하려는 기니의 농민들의 마음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었을까? 자기들의 생명을 답보하는 기술이다. 경험 없이 이론을 신봉하는 사람은 쉽게 말할 수 있다. 좋은 종자가 있으니, 열정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현장에선 어림없다. 어설프게 생각을 바꾸려고 하다단 테러를 당한다. 이게 자연이 부여한 인간의 본 모습이다.
자연은 사람에게 평등한 능력을 주지 않는다. 사람은 경험이란 과정을 통해, 통찰력을 더하여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임형준 소장이란 개인의 타고난 능력과 통찰력이 더해져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누가 불안정하고 가난한 기니에 들어가서,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은 만만한 게 아니다. 여기에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을 더한 건 신의 한 수다.
극히 드문 해외원조의 성공은, 이런 사람들이 일구어 낸다.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람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강경호 박사 이름 석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단언컨대, 필자가 경험한 바 임형준 소장 이름 석자도 어느 순간 묻힐 것이다. 이런 대단한 성과는 이론가의 몫이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몸가짐 단정한 그 누군가의 몫이 될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성공에 도달한 사람들이 해외원조 핵심요직에 있거나, 가장 중요한 조언자의 위치에 있다면, 우리나라의 해외원조는 `호구`의 틀에서 좀 더 속도감 있게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유감스럽게 현실은 거북이 보다 더 느리게 가거나, 수조에 갇힌 붕어 마냥 제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런 현실을 지난주 재차 확인했다.
이 두 분의 노력이 결실을 이루어 아프리카 식량난이 경감되었으면 좋겠다.
https://youtu.be/aGCa4TKrtI0?si=k463RYVcECpXhu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