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가난한 나라의 법은 힘 있는 자들의 손짓에 따라 움직인다. 약속이나 조약이 그들을 구속할 거란 생각은 희망이다. 수 틀리면 언제든지 뒤집고, 그렇게 한 자신이 정당하다고 당당하게 주장한다. 이런 나라와의 거래에 이 골 난 국제기구도 이들의 변덕에 피를 본다.
수단이란 나라서 내전으로 고통을 받는 수단 국민을 도와 주는 일을 하는 WFP 국가사무소장을 추방했다. 작년인가는 전임 소장이 저격을 당해 죽임을 당했는데, 추방으로 끝난 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WFP는 오랜 내전으로 거쳐를 잃고 난민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뿐 아니라 식량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주민들을 돕는 국제기구다. 그런데 돕겠다고 나선 WFP의 수단국가사무소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추방한 것은 왜일까? 힘 있는 자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에서 수단을 도울 것임을. WFP 역시 수단을 도울 것임을.
수단 내전을 누가 승리하느냐는 강대국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수단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금, 석유, 철광석, 우라늄, 희토류. 같은 풍부한 지하자원은 엄청난 먹잇감이다. 지리적으로도 요충지다. 홍해에 인접하고 있어, 풍부한 자원과 결합한 물류 기지 혹은 군사 기지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러시아의 해군 기지 건설을 저지하고, 중국의 자원 확보를 막기 위해 수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러시아는 지중해와 인도양으로 나갈수 있는 군사적 거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제조업의 발전을 위해 수단의 자원은 소중하다. 주변 아랍의 강대국들은 자신과 우호적인 정권을 세우기 위해 작업 중이다.
수단의 힘 있는 자는 이를 잘 안다. 그렇기에, 자신을 돕겠다고 오는 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내치거나 죽음으로 내몬다. 국민들을 걱정하는 지배 계층이면 이리 하긴 어렵다.
그러니 수단이 WFP 고위 직원을 추방한다 해도, WFP는 수단을 도울 수밖에 없다. 주요 도너국에서 돕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수단을 도우라고 많은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돕기를 싫다 하면, 도너국은 WFP에 대한 지원을 끊거나 대폭 삭감할 수 있다. 그리되면 기관 존립이 문제 된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게 있다. 우리는 왜 국민 세금을 들여 수단을 도와줘야 하는가? 도움을 감사하지 않고, 입맛에 맞지 않으면 추방하거나 죽음으로 내모는 사람이 권력을 쥐고 있는데.
그 옆 나라 예멘에선 WFP 직원 27명이 납치되어 구금되어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짓이다. 식량을 나눠주는 UN-WFP에 보내는 주민들의 우호적인 눈빛이 못마땅하다. 식량을 나눠주는 UN에 대한 주민들의 호감이 올라갈수록, 전쟁을 일으켜 굶주림으로 내모는 후티 반군에 대한 지지가 약해질 수 있다.
UN 조직은 각국에 예멘의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후티 반군은 스파이짓이라 봤다. 모호한 스파이가 아닌 구체적으로 스파이라 지목하고 이를 잡아서 압박하는 광경을 추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납치를 통해 UN과 동등한 협상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치적인 이득이 적지 않은 셈이다.
도와주는 입장에서 보면, 예멘의 힘 있는 자들도 수단과 별반 차이 없다. 그런데, 이들 두 나라만 그럴까. 여하튼 우리나라는 이런 나라들을 도와주고 있다. 인간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도움을 감사하는 마음은, 자신의 이득 앞에 헌신짝처럼 버릴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행동에 국익이라는 포장을 씌운다. 그 국익이 그들 나라 주민들을 굶주림으로 내몰고, 심하면 죽임을 당하게 한다.
해외 원조에 정교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가난한 나라의 힘 있는 자들에게 `대한민국은 호구`가 아님을 확실히 알리면서 해외 원조를 해야 한다. 도와주는 게 능사가 아니라, 주고받을 수 있는 도와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