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해외원조를 가지고, 우리나라가 호구네 뭐네 하면 감이 오지 않는다. 얼굴도 모르는 당신이 주장하는 걸 어떻게 믿어? 증거대바. 하는 의문은 당연하다. 남들의 주장을 덥석 덥석 믿기엔, 거짓과 진실이 모호한 세상이니. 그렇다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 복판서 버젖하게 벌어지는 호구짓을 소개하겠다.
UN 산하에는 다양한 국제기구가 있다. WHO, FAO, UNICEF, WFP. 등 전문기구까지 합치면 30개가 넘는다. 그리고 각 국제기구들은 각자 얼추 190개가 넘는 유엔회원국의 분담금으로 먹고 산다. 그러니까. 각 UN 소속 국제기구엔 그 기구에 가입한 회원국이 물주인 셈이다. (물론 대부분 소속 국제기구 가입 회원국은 UN 전체 회원국과 유사하다.) 분담금은 부자 나라는 많이 내고, 가난한 나라는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를 안는다. 그리고, 투표권은 동등하다. 한 나라가 한표.
우리나라는 10대 공여국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유엔 직원 월급도 주고 활동비도 주고 하는 나라 중 돈을 가장 많이 내는 10번째다. 190개가 넘는 나라 중 10번째 큰손. 이쯤이면 국제기구에서 큰 소리 꽤나 쳐야 될 것만 같다. 하지만 호구는 그러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도 그 증거가 있다.
유엔 소속기구는 각 나라에 국가사무소를 둔다. 물주가 되는 주요 지원국에는 그 나라 출신을 국가 사무소장에 앉힌다. 물주에게 잘 보여야 돈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나라이니, 더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수혜국엔 오히려 그 나라 사람보단 다른 나라 사람을 국가 소장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투명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국제사회에서도 이런 차별이 있다.
소개하는 사례는 우리나라는 물주국가면서 취급은 수혜국인 경우다. 모 국제기구에서 설치한 대한민국 사무소다. 사무소장이 중국인이다. 지인이 말하는데, 다음 국가사무소장을 하고 싶어서 아프리카사람, 중동사람, 유럽사람들이 줄을 섰단다. 그 국제기구 주요 물주 국가들을 알아 보니, 그들 나라에 소재하는 국제기구의 국가사무소장은 그들 나라 출신이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셈이다.
만약 중국이나 일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이런 바보짓을 한 국제기구는 대참사가 일어날 일이다. 이보다 못한 일로도 분담금을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분담금 이외의 프로젝트도 모두 취소할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우리나라도 분담금을 끊어버리면 어떻겠냐 했다. 부정적인 답이 돌아왔다. 첫 번째로 그 국제기구와의 협정을 들먹였다. 무슨 말 이래? 싶었다. 국제사회에서 협정을 앞서는 게 힘과 돈이다. 우리나란 10번째 물주인데, 협정은 우리가 바꾸면 된다. 그게 어렵다면 프로젝트를 철수하면 된다. 지원금을 안주면 된다. 왜 그걸 힘들어하는지. 왜 그렇게 하냐 했더니, 국회에서 난리란다.
`회원국 투표권을 잃을 수 있다나 뭐라나.` 이쯤이면 코미디다. 미국도 못마땅한 국제기구에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 그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투표권을 빼앗아 버린다고, 미국이 눈하나 깜짝하나. 그게 힘이고 돈이다. 우리는 미국보단 못하지만 10번째의 힘과 돈이 있다.
그리고 제발, 국제기구에 빌면서 우리나라에 국제기구를 유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우리에게 빌면서 사무소를 내달라고 하는 게 맞다. 우리는 10대 물주니. 그리고, 왜 그렇게 호구취급을 당하면서 국민 세금을 쓰고 싶어 하는가?
일자리 창출 같은 말은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제기구에 내는 분담금만큼만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 국적의 사람을 고용시켜도 우리나라에 국제기구 유치시켜 고용하는 사람 수보다 몇십 배는 많겠다.
그 국제기구의 이름은 적지 않겠다. 아마도 필자가 국제기구에서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시점이 온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이 내용을 밝히겠다. 하지만, 정말 그전에 이런 호구짓은 해결 되었으면 좋겠다.
수단에서 WFP 국가사무소장이 쫓겨났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지난 주에 벌어진 가장 최근 사례다. 수혜국이면서 국제기구 국가사무소를 폐지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10대 물주면서도 우리나라는 UN이란 단어에 참 약하고 벌벌 떤다. 그나마 호구짓에서 벗어나겠다는 행정부의 노력을 국회에서 가로막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