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가 안되게 하는 전략

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by 이타카

대한민국이 해외원조 과정에서 호구취급을 당하는 이유를 정리하자면, 뜬 구름 잡는 이상주의와 이론으로 해외원조를 해석하려는 분위기가 호구의 출발점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 대한 분석이 어긋나고 돈이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호구되기 딱 좋은 마음으로 현장에서 일한다.. 마지막으로 이론과 현장 및 정책을 두루 경비한 정책 결정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교육과 경험, 사람이 부실하단 이야기다. 이러한 총체적인 난국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들다.


3년간 우리나라, 일본과 중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 정부에서 지원을 받았다. 3국의 해외원조 형태를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중국이 공을 들인 건,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남남협력이었다. South South Cooperation.이다. 줄임말로 SSC다. 이는 개발도상국이 대부분 남반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개발도상국 간의 협력이 SSC의 실체다.


SSC는 해외원조의 실패원인을 분석하는 과정 중에 태동된 이론이다. 해외원조 초창기에 해외원조 실패담을 살펴보니, 너무 발전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지식과 경험, 장비 등을 지원해 준 게 문제처럼 보였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의 발전된 지식과 경험, 장비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돈만 버리는 해외원조가 되었다. 그래서 조금 더 발전한 개발도상국이 조금덜 발전된 개발도상국을 도와주자는 개념의 SSC가 태동되었다. 이렇게 하면 해외원조가 성공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였다.


그런데, 여기는 함정이 있다. Cooperation. 그러니까 일방통행이 아니라, 상부상조하자는 의미가 포함되었다. 중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신들도 개도국, 너희도 개도국. 서로 협력하면 잘살자. 하면서 일대일로 사업에 필요한 나라들과 SSC를 추진했다. 해외원조의 거죽도 있기에 시작은 도움을 주는 듯했으나, 결론은 중국의 이익을 챙기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 SSC에 맛이 들린 중국은 주요 국제기구에 돈을 지원하여 SSTC(South South Triangular Cooperation) 소위 남남삼각협력 프로젝트를 크게 키웠다. 그리고 부서까지 만들어 중국인을 수장을 삼고 일을 추진했다.


그런 과정을 3년 동안 바라보면서, 크게 놀랐었다. 중국은 국익도 챙기고,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모양도 보이면서. 꿩도 먹고 알도 먹었다.


일본은 SSTC에서 Triangular Cooperation(삼각협력)에 참여했었다. Triangular는 선진국-개도국-중간 조정기구 혹은 국가의 형태로 추진하는 협력체계다. 그러니까 일본의 선진기술과 장비를 개도국에 바로 지원해서는 해외원조가 성공하기 어려우니 국제기구를 중간조정자로 삼거나, 그동안 일본이 지원해 기술력이 높아진 나라를 중간 조정자로 삼아 원조 및 협력을 동시에 하는 시스템이다.


일본은 여기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중국만큼 돈과 인력을 투자하지 못했고, 기본적으로 Triangular Cooperation은 SSC의 파생형이기에. 개발도상국 경험이 거의 없는 일본으로는 기존의 해외원조사업과 크게 차이를 두기 어려웠던 것 같다. 게다가 파트너로 삼은 국제기구가 정치판, 보고서 중심인지라. 인력투입이 여의치 않은 일본으로썬 현지 사업운영이 중요한 이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긴 어려웠던 듯싶다. 중국은 인재를 다수 투입하여 현장까지 잠식한지라, 이런 국제기구에서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게 큰 차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일본처럼 간을 보다가 프로젝트를 없애는 그런 과단성도 없이 끌려다니는 호구형 해외원조로 간주되고 있었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왜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중국처럼 Cooperation에 좀 더 힘을 쓰지 못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는 B라는 나라의 원조를 개인적 판단으로 1년간 끊어버렸었다. 이런 모습을 보이니, 다른 나라들이 이전과는 다른 자세를 보였다. 왜 일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나를 곰곰히 살펴보다 보니 , 우리나라 해외원조의 틀은 일본에서 베낀 것이라, 일본의 해외원조 정책과 결이 비슷할 수밖에 없었던 듯싶다.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이곳에도 남남삼각협력(South South Triangluar Cooperation)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중국인이 수장이었고, 프로젝트는 주로 중국에서 지원했다. 내전이 벌어진 나라 중, 일대일로 사업에 필요한 나라를 중심으로 SSC를 벌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국은 재미를 별로 보지 못했던 듯싶다. 내전이 벌어진 국가에선 협력을 통한 이익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이 깊어졌다. 이 기구는 보고서엔 약하면서 현장엔 충실한 기구로 소문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같이 해외원조의 개념부터 바꿔야 하는 입장에선 이 기구와의 협력은 호구를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해외원조 인력 육성에 적절하다.


Cooperation이란 단어는 예전부터 심히 마음에 들었다. 해외원조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협력`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하고, 우리나라에 만연한 그냥 퍼주자라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데 큰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의 개발도상국의 경험도 있기에,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되는 국가다. 그러니 Triangular Cooperation 뿐 아니라 개도국끼리 협력하는 South South Cooperation도 가능한 부분이 있다.


다만, 여기도 함정이 숨어있다. Cooperation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핵심이다. 일본은 여기서 실패했다고 본다. 중국은 이 부분을 극적으로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정책을 발전시키는 정부의 핵심인력의 자질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보겠다.


얼마전 나온 모 연구소의 보고서를 보았다. `경제적 실익과 국제적 책임과의 과제`란 제목을 달면서 단기적 경제적 실익 측정은 어렵고,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면 ODA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런 글보단, `단기적 실익과 장기적 실익을 챙기면서 ODA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겠다.란 내용이 아쉽다.


다음 글은 어떻게 단기적 경제적 실익을 챙기고 성과도 측정할 수 있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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