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해외원조의 세계는 외교의 장이다. 짧은 글로 쉽게 설명하긴 어려운, 오랜 세월에 걸쳐 세팅된 룰과 프로세스가 있다. 필자는 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자질의 한계로 대략 2년은 걸렸던 듯 싶다. 지금은 이런 룰에 무지하거나 프로세스를 건너뛰려는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다. 당장은 어쩔 수 없어도, 두고 보자. 란,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정적인 마음이 생긴다.
대한민국은 이런 룰과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어거지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1등에 대한 열망이랄까. 아마도 OECD 국가 중 어거지분야에 있어서는 2등 자리를 양보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담당자가 잘 몰라서이기도 하고, 담당자가 안다 해도 위에서 어거지로 시키기 때문이라는 심증이 있다.
까라면, 까야라는 우리나라에 만연된 규칙을 외교의 장으로 끌고 온 게 아닐까. 독자분도 부정하긴 어려우실 것이다. 떼쓰면 안 되는 게 어디 있냐 란 분위기가 우리나라에 여전히 존재한다. 이걸 외교의 장에 가져 나와 펼치면 돌아오는 시선엔 `제내 왜 저러냐?`란 반응이 면도날처럼 서려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담당공무원의 잦은 교체가 가장 근원적인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내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해외원조 전문가들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나? 하는 의구심도 있다.
지켜볼 때, 가장 아쉽고도 안타까운 경우는 능력과 의욕을 겸비한 사람이 실무 결정자의 위치에 있을 때다. 대한민국을 돋보이게 하고자 하는 그 정열을 잘 안다. 박수를 보내 드리고 싶다. 하지만, 다소 갑갑하더라도, 당장 성과를 내고 싶으시더라도 국제시회의 규칙과 룰은 신중히 살펴보고 접근하라 조언드리고 싶다. 특히, 담당자가 이런 일에 1년 미만의 경험자라면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면 시키는 대로 하니 말이다.
나중에 책으로 엮을 때, 이 부분은 좀 더 깊게 다뤄보고 싶다. 이런 어거지가... 우리나라를 욕먹이는 요소 중에서도 상위 3위에 들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