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의 보이는 예술 천재다.

by 이타카

며칠 전, 외국인 동료가 아이의 그림을 보여줬다. 꼬부랑꼬부랑 선으로 꼬부랑꼬부랑 건물을 그렸다. 그는 자기 아이의 그림에 감탄하면서, 부모 둘 다 미술에 재능이 없는데 내 아이는 사뭇 다르다고 했다. 이 정도면 천재가 아니냐고도 했다. 천재일까? 판단이 서지 않았다. 문득 몇 년 전 어느 때가 떠올랐다. 그때 들었던 스토리의 붕어빵이었다. 원래 아이에 대한 부모의 시선에는 콩깍지가 가득한 거다.


보이가 중학교 때의 일이다. 미대 교수이신 외숙부가 숙제로 그린 그림을 보더니 `너 미술 해라. 재능이 대단한걸`이라 제안하셨다. 단박에 거절했다. 미술가의 삶을 알기 때문이었다. 일반인과 사뭇 다른 미술가의 정신세계. 중학생이 보기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리그. 부부간의 불화, 그리고 현대미술이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은 시기기도 했다.


중학교 때 그린 그림은 크림트가 20살 때 그린 그림과 비교해서 머리카락은 비슷했던 듯싶다.

Klimt 20살 작품


오늘의 주제는 `마마는 보이를 예술 천재로 믿는다.` 이다. 이런 믿음이 보이가 예술가의 길을 걷게 만들 수 있다. 찰떡같이 보이가 천재라고 믿는 마마에게,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알려 드리겠다. 당신의 애가 예술 천재일 리 없다. 99.99% 확률로 그럴 리 없다. 만약 보이가 예술천재라면, 주변에서 먼저 말을 꺼낸다. 전문가까지 보이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는 필자의 마마가, 필자의 아내가 경험했다.


마마보이는 현실 세계에 발을 붙이기 어려운 존재로 자라는 게 숙명이다. 그런 마마보이가 예술 세계로 뛰어들면 3층 높이에서 떠다니다가, 점점 높이 올라가 100층 높이에서 부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더 높게 떠다니면 유지비용이 그만큼 높아진다. 그러다 마마가 돈을 못 대주고, 그 높이에서 추락이라도 하면, 보이의 삶은 온전하기 어렵다.


미술만 그런 건 아니다. 음악도 별반 차이 없다. 악보를 외워 피아노를 치고, 음만 듣고도 따라하고. 이 정도는 되어야 음악적 재능이다. 이런 재능이 없다면 부모의 재력과 연줄에 기대어 음악가 행세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우리나라는 특히 예술은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었고, 그들의 리그이기에 더욱 발붙이기 어렵다.


이쯤 읽은 마마 중 눈치 빠른 마마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돈도 있고, 연줄도 좋은 마마니 우리 보이를 예술가로 안내하면 되겠다. `정답`이다. 어차피 세상에서 둥둥 떠다닐 보이에게 예술가의 옷을 입혀주고, 예술가의 품위도 높여줄 수 있다면. 마마보이로는 그레이트한 잡이다. 마마도 우리 보이는 예술가다.라고 떠들고 다닐 수도 있겠고. 집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둥그러지는 한이 있어도.


문제는 월급쟁이다. 작은 사업을 하면서 매달 들어오는 돈의 덩어리에 기뻐하는 사람이다. 필자는 예술로 빠진 마마보이를 봤다. 그런 마마보이가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봤다. 현재 진행형으로 마마와 파파의 등골을 빼먹는 마마보이도 보고 있다.


내 보이가 예술 천재라고 생각하고 싶다면, 대학교 입학 선물로 포르셰 한 대는 뽑아줄 재력과 인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마마라야 아이를 천재로 봐도 크게 잘못되지 않을 듯싶다. 아니면 마마가 주장하기 전에, 주변에서 천재라고 떠받들어 주든지.


이 글은 마마보이로 커간 사람이 예술을 시작했을 때, 어떤 상황에 접하게 될지에 대한 글이다. 마마보이가 그나마 밥벌이를 할수 있는 일은 전문직인듯 싶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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