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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암 1위 유방암, 원인과 예방

by 이타카

아내가 가슴에 무엇인가 잡힌다고 했다. 한동안 불안해하며 고민하다가 정밀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암이 아니었다. 정작 암에 걸린 사람은 나였다. 항암 도중 차라리 내가 걸린 게 다행이다,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는 나 자신만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신세 한탄만 했을 뿐이다.


1차 항암을 끝낸 후 몸을 추스르려고 입원한 요양병원에서 남편 암 수발을 하다 본인도 암에 걸린 분을 만났다. 부부 중 한 명이 걸렸을 때와 둘 다 암일 때가 어떻게 다른지를 여실히 알게 되었다. 암은 전염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삶의 패턴, 비슷한 음식, 비슷한 취향이라면 부부가 같이 걸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맛 본 항암제의 표현하기 어려운 그 느낌을 아내가 겪지 않게 하고 싶다.


2018년 기준,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걸리는 암 중 발생 순위 1위인 암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되는 암이다. 유감스럽게 우리나라에선 유방암 환자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5년 생존율(2014-2018년 기준)은 93.3%. 통계자료만 놓고 볼 때도 불안이 스멀거렸다. 암이란 놈이 남 이야기가 아닌 탓이다.

WHO 자료를 들추어 보았다. 어떤 것들이 유방암 발병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인가.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알코올음료였다. 아내가 간간이 즐기는 음료. 그다음은 익숙지 않은 DES(Diethylstilbestrol) 이란 합성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피임약이나 폐경기 요법이고, X-ray나 감마선이 뒤를 이었다. 유방암에 있어 호르몬제는 조심해야 될 물질인 듯싶다.


유방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물질로는 디엘드린(Dieldrin) 성분의 살충제, 디곡신(Digoxin) 성분의 심혈관계 치료약제, 에스트로겐 폐경기 치유, 그리고 에틸렌 옥사이드(Ethylene oxide) 가 있다. 에틸렌옥사이드는 산화 에틸렌이라고 하는데 폭발성이 높은 화학제로 로켓이나 부동액, 식료품이나 섬유의 훈증제, 항균 및 살충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Polychlorinated biphenlys은 한 때 살균제나 살충제, 접착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었으나 독성이 심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화합물이다. 이외에도 담배 흡연, 밤샘 작업 같은 것들도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출처 : WHO-IARC List of Classifications by cancer site

WCRF의 자료는 보다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알코올음료, 큰 키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큰 키는 암에 불리한 듯 보인다. 췌장암도 그렇고. 유방암을 예방해 줄 수 있는 요인은 운동, 유제품, 칼슘제품 등을 꼽고 있다.

출처 : https://www.wcrf.org/dietandcancer/breast-cancer

부모나 형제에 유방암 병력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두 배의 유방암 가능성이 있으며, 부모 형제 중 유방암이 2명 이상일 때는 유방암 가능성이 3-4배로 높아진다. 특정 돌연변이에 의한 암은 2-5% 수준으로 발생한다.

유방암은 가족이력, 그러니까 가계로부터 내려오는 유전형질이 상당히 영향을 끼치는 암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방암이 증가한다는 통계로 볼 때, 환경에 의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유방암도 예방이 중요할 것이다.


아내는 운동을 좋아하고, 채식을 좋아하기에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지만, 간혹 술을 즐기기도 한다. 암이 무섭다고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게 맞는 걸까? 술을 마시지 않게 하고 싶지만, 어느 정도 여지는 주고 싶은 생각이다.


미국 질병관리청은 건강을 고려하여 적정한 음주량을 정하여 제시하고 있다. 성별, 키와 체중,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준으로 참고할 만한 자료다. 이를 근거로 아내에게 하루 최대 맥주 한 캔까지만 마시라고 권해야 할 모양이다. 참고로 남자는 여자의 두배 정도가 CDC에서 제시하는 음주량이다.

출처 : https://www.cdc.gov/alcohol/fact-sheets/moderate-drinking.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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