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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사망률1위 췌장암, 원인과 예방

by 이타카

췌장암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56세의 나이로 사망하게 만든 암이다. 세계적인 대부호도 어쩔 수 없이 손을 들게 만든 암. 내 췌장에 혹이 보인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었을 때, 뱃속 가득히 종양 덩어리가 보인다는 말보다 더 충격이었다. ‘혹시 내가 췌장암에 걸린 건가?’


간암은 나와 DNA 구조가 비슷한 외삼촌이 걸려서, 위암은 위 내시경 결과가 신통치 않아서, 폐암은 전이가 잘된다고 해서, 대장암은 수술 중에 대장 일부를 잘라내서, 등등의 이유로 암 전이나 이차암을 걱정 하고 있다. 큰 병에 걸렸을지 모른다며 지레짐작에 걱정을 하는 소위 ‘건강염려증’과 비슷한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내 췌장에 종양이 보인다고 하니. 심장이 벌렁거렸다. 다행히 물혹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놓이지 않고 있다. 물혹이 혹이 되고, 혹이 암이 되는 수순일 수도 있으니.


국가 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은 최근 10년간 증가 추세다. 5년간 생존율을 12.6%. 8명의 환자 중 1명만 살아남는 암이다. 암 전이나 이차암에 있어서 가장 피해야 암인 셈이다. 그러니 췌장암과 관련된 물질은 샅샅이 찾아낼 요량으로 WHO자료를 뒤졌다.


흡연이 췌장암을 유발하는 유력한 발암물질이라는 내용에 고개가 까웃거려 졌다. 췌장은 소화와 혈당조절에 관련된 기관인데, 흡연이라니? 담배의 독성물질은 어느 암이고 깊숙이 참견하는 모양새다. 이외에 췌장암과 관련이 될 거라고 연구된 것으로는 알코올음료, 적색육(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토리윰, X 선과 감마선, 아편이 있다.

출처 : WHO-IARC List of Classifications by cancer site


WCRF에 따르면 췌장암은 대표적으로 고소득 국가에서 많이 나타나는 암으로, 비만과 큰 키가 췌장암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큰 키는 평균 신장보다 큰 키의 사람이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그리고 알코올음료, 포화 지방산이 많은 음식, 적색육이나 가공육, 과당이 많은 음료가 췌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지목되었다.

출처 : Pancreatic cancer | World Cancer Research Fund International (wcrf.org)

그런데 키가 큰 게 암과 관련이 되어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키가 커 나가는 과정에서 호르몬이나 체내 생리대사 기작이 유전자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췌장암은 얼마나 유전되는지가 궁금했다. 유전에 의한 요인이 높다면 예방에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영국췌장암협회(Pancreatic Cancer UK)에 따르면 췌장암은 가족력, 그러니까 유전되는 부분이 적다. 다만 소수의 희귀 유전질환의 경우 췌장암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환자는 대략 5-10%다. 따라서 췌장암은 예방에 노력한다면, 피해 갈 가능성이 높은 암인 듯 보인다.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살을 안 찌우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적색육과 가공육을 자제하는 것이 현실적이 겠다. 키 크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6개월에 한 번은 정밀 검사로 X레이나 CT를 찍어 방사선에 노출되는 데, 이에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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