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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May 15. 2021

어느 나라 농산물에 농약이 더 많을까?

대한민국의 식량자급률 45%. 단순한 계산으로 우리 먹거리의 55%는 수입이다. 농산물 수출국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인기 좋은 나라다. 돈이 많아 떼먹을 염려 없고. 다양한 농산물을 꾸준히 수입하고.


지난주 인도음식과 태국 음식을 먹었다. 살펴보니 인도와 태국에서 수입한 농산물이 재료다. 문득 수입농산물이 중국산만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사실을 실감했다. 수입 농산물 하면 으레 중국산이겠거니, 할 때는 이미 오래전 일이다.


출신국이 다양한 수입 농산물, 식품들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나라마다 농약관리 정도가 다를 텐데, 싶었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수입농산물을 관리한다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엄청나게 수입되는 농산물을 일일이 다 검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이는 매한가지. 그러니 소비자 입장에서 정보가 필요하다.


20년 전 안전성 업무를 담당할 때, 나는 호주산과 칠레산 농산물을 기꺼이 구입했었다. 호주는 농민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농약사용을 꺼린다. 농산물에 농약이 남아있긴 어렵다. 칠레는 개발도상국이지만 거대한 농기업이 농산물을 과학적으로 재배한다. 농산물 안전생산기준인 GAP를 가장 엄격하게 적용하는 나라라는 평판도 있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니.


더하여 당시에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나라마다, 농약 안전성 정도는 다를 것으로 추측했다. 제대로 된 정보 없던 탓에 확신은 없었만.


농약에 대해 민감해진 요즘, 국내로 수입되는 농산물의 농약 정보를 다시 찾아 보았다. 어엿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이니 예전과 다를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지만 만족스런 자료는 찾지 못했다. 하는수 없이 EU 식품안전청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EU는 식품 안전성에 있어, 단호한 기준이 있는 듯했다. 회원국 농산물의 농약잔류 정도를 있는 그대로 소위, 까발린 모양새다. EU에 수입되는 농산물 정보야 더 말할 나위 없다.


2019년 농약 잔류성 분석을 한 EU 식품안전청 자료에 따르면 EU 국가 중, 아이스랜드, 핀란드, 아일랜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헝가리 농산물이 농약 잔류 정도가 낮았다. 폴란드나 그리스,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 MRL(maximum residue limit) : 농약잔류허용기준

* residues > MRL : 농약잔류 정도가 허용기준을 초과함 (우리나라의 경우 폐기, 농산물 출하연기)

 붉은색이 농약잔류 허용기준을 초과한  비율

* quanfied residues ≤ MRL : 농약잔류 도가 허용기준 이내 (우리나라의 경우 적합한 농산물)

 파란색이 농약잔류 허용기준 이내 농약검출 비율


EU 식품안전청의 노력과 끈기가 부러운 대목이다. 얼마나 많은 회원국과 농민들이 외압을 주었을까. 그걸 어떻게 무마했을까. 철저한 무관심과 모르쇠로 일관했나. 아니면 합리적인 논리로 설득 했나. 부럽다.


몇 달 전 일이 떠올랐다. 국내 유명 포털을 장식한 기사로 욕을 먹은 기억. 생각지도 못한 외압에 직면한 기억. 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각을 이리도 움직일 수 있구나 하며, 놀랐던 기억.


EU에 들어오는, 그러니까 수입되는 농산물의 정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었다.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라오스, 말레시아 농산물은 생각보다 농약잔류 정도가 심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칠레와 호주 농산물은 농약에 있어서 안전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농산물도 안전하고. 우리나라 농산물 자료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는 유럽에 수출하는 우리 농산물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 MRL(maximum residue limit) : 농약잔류허용기준

* residues > MRL : 농약잔류 정도가 허용기준을 초과함 (우리나라의 경우 폐기, 농산물 출하연기)

* quanfied residues ≤ MRL : 농약잔류 도가 허용기준 이내 (우리나라의 경우 적합한 농산물)


아마도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외국산 농산물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EU 식품안전청 덕에, 오늘은 수입농산물 구입 기준을 세웠다. 언젠가는 우리나라 정보를 토대로 농산물을 판단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식품의약안전처도 EU 식품안전청 자료를 고 있다. 라만 해도 될일이다. 자료 축적에 예산과 시간이 들겠지만.




출처 : The 2019 European Union report on pesticide residues in food,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EFSA), Luis Carrasco Cabrera and Paula Medina Pastor (https://www.efsa.europa.eu/en/efsajournal/pub/6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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