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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Feb 27. 2022

김치, 라면. 암환자가 안심할 식품은 어디에.


‘김치 명장’ 김순자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한성식품이 썩은 배추와 곰팡이 핀 무를 사용했다는 논란 직후 소셜미디어 계정을 모두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했다. 소비자들의 거센 공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8월 EU로 수출되는 라면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되어 현지에서 회수 조치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반년도 안된 2021년 1월, 에틸렌옥사이드 문제로 또 한 번 EU의 라면 수출에 문제가 생겼다.

      

김치. 필수 반찬으로, HACCP이라는 안전성이 확보된 가공장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라면은 우리 국민들의 가장 많이 애용하는 편의식인바, 그 안전성 기준이 낮을 리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식품 안전성에 대한 정책을 세우기 위해선,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HACCP이 아폴로 계획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 현대의 기술로 식품 안전성을 100%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 실험실과 현장은 똑같을 수가 없다는 사실. 식품정책도 여느 정책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인식을 기반으로 정립돼 나가야 한다는 사실. 이런 모든 사실을 머리와 몸에 새기고 일을 하려면 적어도 3년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도 열심히 공부하고 현업에 충실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담당공무원이 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평생을 바쳐 일을 하는 EU에서는 식품 안전성 기준을 매년 높이고 있다. 아베 마스크로 조롱을 받았던 일본도, 식품 안전성 기준을 높여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EU 만큼 전문성은 없어도 한자리에서 좀체 움직이지 않는 일본 공무원들의 지식과 경험 수준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탓인지, 아니면 정치 탓인지 일본은 EU를 겨우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EU 식품정책의 핵심은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암을 줄이는 건강식품’, ‘환경을 생각하는 식품’이다. 문제는 그 기준을 정하고, 현장에서 기준을 따르게 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EU에서도 4,5년간의 연착륙 기간을 설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EU 회원국 중 개발도상국인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국가는 쉽게 따라가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에도 적용되는 에틸렌옥사이드 기준을 우리 국민에게 적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과연 에틸렌옥사이드만의 문제겠는가. 그나마 김치는 눈에 보이는 썩은 배추와 곰팡이로 인해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눈에 안 보이는 화학물질, 중금속, 환경호르몬은 어쩌겠는가.     


식품 안전성은 현재의 기술로 100% 확보할 수 없다. 그러기에 유해물질 하나하나의 허용기준을 얼마나 엄격히 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 EU나 에틸렌옥사이드를 위험물질로 지정하긴 마찬가지겠지만, 그 허용기준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허용기준을 만들 때는 그 위험물질을 사람이 얼마나 섭취하는가를 고려한다. 라면. 생각해 볼 것도 없다. EU 국민들이 우리 국민보다 라면을 더 많이 먹을 리 없다.   

   

항암치료가 끝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암이 완치된 것으로 보는 5년의 기간을 채우려면 앞으로 대략 3년 남은 셈이다. 만약 암이 재발한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식품일 거라고 본다. 암 발병원인 중 하나가 기생충과 병균, 그 독소다. 필자는 썩은 배추와 곰팡이 핀 무를 사용한 김치를 먹었을 것이다. 게다가 입맛 없을 땐 라면도 먹었다. 암 재발이 별거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먹으면 되는 거겠지.

    

암 환자의 미래는 어둡다. 필자가 식품 안전성 업무를 한창 하던 때인 2002년도엔 암 사망자 수가 6만 3천 명이었다. 2020년엔 8만 2천 명. 8만 2천 명이 사망한다는 것은 매일 225명이 사망한다는 뜻이다. 2016부터 2020년 5년 간 암환자수가 19%나 증가했다. 2020년 암환자수는 171만 명으로 매일 4,684명이 암환자로 등극한 것이다. 매년 수원시와 전주시 인구를 합친 수만큼 암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우리나라도 EU와 같이 엄격한 식품 안전성 기준을 세우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될 때라고 본다.  끔찍한 사실이다. 매년 수원시와 전주시 인구 전체가 암환자가 된다는 것이...  매년 속초시 인구만큼 이 암으로 죽어간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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