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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Mar 19. 2022

유기농 식품을 암 환자에게..


누군가 필자에게 ‘암환자니 유기농 식품만 드세요.’라고 한다면, ‘그리 비싼 걸  어떻게 먹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이래저래 돈 나갈 일이 한둘이 아닌데.     

 

‘농산물에 들어 있을 수 있는 농약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나라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게 유기농 식품이니, 돈 생각하지 말고 드세요.’라고 친절히 설명한다 해도 주저된다.

    

우리나라 유기농산물 재배면적은 대략 전체의 1.5%.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5% 수준. 벤츠 정도 몰고 다니는 경제력이 있어야 부담 없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농산물이다.

  

이럴 땐 유럽이 마냥 부럽다. 왜냐면 앞으로 유럽은 중산층만 돼도 큰 부담 없이 유기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서다.  

   

EU는 2030년까지 전체 농산물의 25%를 유기농산물로 생산하기로 했다. 처음 언 듯 보기에 헛 공약 같았다. 그러나 대못을 탕탕 박아 넣은 진짜배기다. 농업 직불금의 25%를 유기농산물 생산에 지원하기로 했다. 더하여 전체 농업 예산의 최소 35%를 농촌 기후환경과 동물복지에 투자하기로 했으니, 간접적인 유기농 지원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왜 EU는 유기농산물 생산을 확 늘리기로 했을까?    

  

지구온난화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농법이 유기농법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필자는 암 환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도 보고 있다. EU는 암을 줄이기 위한 전략(EUCancerPlan)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농업 미래 전략인 Farm to Fork가 포함되어 있다. 이 Farm to Fork의 핵심 사항 중 하나가 유기농산물 생산 확대이다.

 

    

그러니 EU 회원국은 8년 이내에 전체 농산물의 25%를 유기농산물로 생산하게 된다. 기본이 25%니 나라에 따라서는 30%를 넘을 수도 있다.  이웃 일본 2050년을 목표로, 전체 농산물 25%를 유기농산물로 생산하기로 하고 온힘을 다하고 있다.

    

밀가루를 먹을 수 있느니 없느니. 설탕은 독이니 어쩌고저쩌고. 항암을 시작할 때 뜬 구름 잡는 말들을 하도 많이 들어, WHO에서 발표하는 발암물질들을 살펴본 적이 있었다. 밀가루도, 설탕도 없었다. 대신 수많은 종류의 농약과 화학제를 알게 되었다.

      

과학에 기대어 암을 극복하고 싶은 암환자라면, 농약이나 화학물질을 피해 생산한 유기농산물에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하지만 벤츠를 몰고 다닐 여력이 없는 현실 세계의 필자는 관심만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기농산물 25%가 되는 날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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