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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kim May 17. 2017

여행의 의미, 여행의 이면.

헝가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어느덧 독일에서 지낸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헝가리 여행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지만 순간 자리에 앉은 나는 지금 또 다른 내용의 조금은 어두운 주제를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이 내용을 쓰고 난 이후에야 헝가리의 즐거웠던 경험을 꺼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좋은 곳에 가고 좋은 경험을 할수록 생각나는 아이들이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많은 여행객들이 그렇듯 나도 야시장에 다녀왔다. 먹을 것도 팔고 신이 난 여행객들도 많이 보였다. 그런데 시장 한편에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을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그림자처럼 앉아있었다. 적어도 여행객들은 그들을 자신의 즐거운 여행 기억에 포함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같이 시장에 온 캄보디아 친구들은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가끔씩 잔돈을 나눠줬다. 그렇지만 여행객들은 단호했다. 나도 캄보디아에 오기 전에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아마 이들도 그런 이야기를 참고했으리라. 아마 현지를 잘 알지 못하는 여행객들에게 위험한 행동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고 어떤 나라에서는 실제로 그게 위험한 행동이 될 수도 있을 거다. 그러나 내가 주목한 건 캄보디아에 만연한 불평등이었다. 구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나라. 그리고 돈을 가진 여행객은 현지에서 주인공이 되고, 돈이 없는 캄보디아 사람은 엑스트라가 되는 공간. 이상했다. 이 많은 여행객들은 자신이 쏟아붓고 있는 돈이 어디로 모이는지 생각해보았을까? 

 


프놈펜에 있는 쓰레기산이다. 한 마을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여 있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맨발로 쓰레기 위를 걸어 다닌다. 마을에 들어서면 코를 찌르는 냄새가 가득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지 않으면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정도로 오염된 물 웅덩이와 쓰레기가 길을 뒤덮고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여기에 모인 쓰레기 중 주워다 팔 수 있는 쓰레기를 찾아다닌다. 쓰레기차가 덮쳐 죽은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저 연민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가슴은 따뜻하되, 머리는 차갑게 식혀서 생각해야 한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여행을 하면서 누리는 나의 즐거움이 이기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이따금씩 내가 이렇게 행복한 만큼 난 세상에 어떤 행복을 돌려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는 것들은 아주 사소한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는 소비를 생각하고, 국제적인 브랜드 소비는 조금 줄이는 것.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이는 것. 


여행은 더 이상 개인적인 것이 아니게 되었다. 여행하는 인구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아졌다. 그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의 여행은 세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 하나쯤이야, 하며 이기적으로 하는 여행은 다른 여행객과 현지 사회에 나비효과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여행에도 불평등이 생겨났다. 해외여행을 가면 유럽 사람들은 자주 만나지만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만나기 어렵다. 독일에서는 이라크, 시리아, 에리트레아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이들은 여행객이 아닌 난민이다. 캄보디아에서 내가 만난 현지 친구들 대부분 또한 해외여행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더구나 유럽, 아프리카, 남미와 같은 나라로 여행하는 건 상상하기도 어렵다. 


나는 왜 여행하는가? 당신은 왜?

그리고 우리의 여행은 세상에 어떤 의미가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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