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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kim Nov 14. 2017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면요,

한국학 전공 친구와 안동 여행

가끔씩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올 때가 있다. 우선은 숙박비를 절감할 수 있고 쉬는 날이 애매할 때는 당일로 여행 가는 게 최고다. 좋은 곳들이 지방 곳곳에 숨어있으니까.


지금까지 당일로 여행 다녀온 곳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영월, 속초, 춘천, 서산, 전주, 그리고 안동 정도?

그중 안동은 가장 최근에 다녀온 당일치기 여행이다.

안동 하회마을

사실 여행을 간다면 당일치기보다는 난 무조건 하루라도 자고 오는 여행이 좋다. 사람에게 낯을 가리는 내가 여행지에도 낯을 가리기 때문인 것 같다. 하루 자고 보아야 더 친근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부득이 시간도 돈도 허락지 않는다면 당일에 여행을 다녀와야 하는데, 당일 여행은 즐겁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힘만 들이다 돌아온 적도 있다. 흑.


그래서 이제는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면 무조건 지키려고 노력하는 법칙이 있다.

첫째도. 두 번째도. 마지막도. 무리하지 않는다.

 

절대 절대 절대 무리해서 여행을 짜서는 안된다. 가고 싶은 장소가 많이 있더라도, 시간을 잘 분배한다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더라도. 많이 가지 못할 거다. 그냥 찍고, 찍고 돌아오는 여행이 아니라 즐거운 여행이 되려면 두세 군대만 다녀와도 충분하다.


안동 여행은 헝가리에서 친구가 놀러 와 계획하게 되었다. 한국학을 전공으로 공부한 친구였고 한국에 대한 지식도 많고 한국 문화와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는 하루만 시간이 있었고, 안동에 가고 싶어 했다. 하루 동안 다녀오기엔 조금 애매한 거리였기에 우린 렌트를 해 하루 다녀오기로 했다. 지방은 대중교통이 서울만큼 편리하진 않아서 하루 동안 여행을 하고 오려면 이동시간을 줄이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서울에서 출발하기에는 기차보다는 버스가 낫고, 버스보다는 자가용이 이동시간을 생각하면 나은 것 같다. 친구는 안동에서 가고 싶은 곳이 많았다. 다섯 군데 정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내 머리에서는 강하게 떠올랐지만 시간이 된다면 모두 가 보자고 친구에게 말한 후 우선순위를 정했다.


1. 찜닭골목

2. 안동 하회마을

3. 소주 박물관

4. 병산서원

5. 월영교


도착할 시간이 점심시간 즈음이라 찜닭골목에 먼저 가기로 한 후 이동거리를 고려해서 다음 행선지를 정했다.

그렇게 실제로 다녀온 곳이 찜닭골목, 소주 박물관, 그리고 안동 하회마을.

민속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진 친구는 소주 박물관을 아주 유심히 구경했는데, 여기에서 이미 한두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하회마을에서는 서둘러야 했다. 그리고 병산서원은 저녁시간이 되어 들어갈 수 없었던 것 같다. 

 

여름이 아니라면 해지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안동 하회마을 풍경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

친구는 여행이 끝날 무렵 많은 곳을 다녀오지 못해 아쉬워했다. 그렇지만 난 이미 마음을 비우고 다녀온 만큼 한 장소 한 장소에서 최선을 다해 즐기고 왔다. 아쉽지 않았고 순간을 마음에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그때는 길게 다녀와야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 여행이었다.


당일치기 여행에 많은 걸 기대하는 건 욕심이야, 역시.

이렇게 나만의 여행 법칙을 하나 더 가져왔다.

전통음식과 민속문화에 관심있다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안동소주를 맛볼 수 있고 생각보다 알찬 박물관이다.
안동소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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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학을 전공한 헝가리 친구와의 당일치기 여행: 안동

1. 찜닭골목

2. 안동소주 박물관

3. 안동 하회마을

4. 병산서원(늦은 시간에 들어가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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