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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kim Jan 31. 2019

나의 첫 싱가포르 영화: 우리 가족 라멘 샵

feat. 싱가포르에 가면 또 먹고 싶은 음식들

한국을 떠난다면 어디에서 살고 싶어?

누군가 물어본다면 첫 번째 우선순위는 스페인, 두 번째는 싱가포르일 거다.


내게는 싱가포르 친구들이 여럿 있다. 친구들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1년 사이 싱가포르를 두 번씩 다녀간 적도 있고, 친구들을 통해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상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싱가포르 영화는 처음이었다.


감사하게도 브런치 시사회 초대 기회를 얻어 싱가포르 감독 에릭 쿠의 영화 '우리 가족 라멘 샵'을 보았다.

영화에는 음식이 있다. 싱가포르도 있지만 일본도 있다. 가족도 있고 역사도 있다.

어쩌면 산만해질 수 있는 여러 주제를 적당한 힘으로 잘 주물러 섞었다. 음식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는 매력이 나에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인 것 같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싱가포르 음식들이 나오는데, 싱가포르에 가보지 않은 내 친구도 영화를 보고 난 후 싱가포르에 식도락 여행을 가고 싶다 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내 친구들은 대부분 중국계 싱가포르인이지만, 인도계 친구들도 있다. 각자의 모국어(mother-tongue)도 다르다. 공용어는 영어이지만, 모국어는 중국어, 타밀, 말레이어 등 다양하다. 그만큼 각자가 가진 문화도 다르다. 싱가포르 친구들과 이탈리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두 명은 크리스천이었고 성당에서 기도를 했는데 한 명은 무교,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힌두교 신자여서 저녁마다 명상을 했다. '우리 가족 라멘 샵' 영화에도 다양한 문화가 나온다. 그 자체로 싱가포르 답다고 생각했다.


일본의 '라멘'과 싱가포르의 '바쿠테'가 합쳐진 라멘테!


영화에서 그려내는 가족의 감정선도 부드럽고 따뜻했다. 가족 사이에 실타래처럼 얽힌 감정선은 너무도 주관적이고 개인적이어서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 수 있을지 막막해 보인다. 그렇지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면 늘 그렇듯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린다. 어찌 해결된지도 모르게 그렇게 어영부영하게.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그렇게 오래된 갈등을 풀어간다. 그런 게 가족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하다. 상처를 주고받고, 또 서로 치유해주는 게 가족이라는 것을 감독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영화 후기에 덧붙여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났던 싱가포르 음식을 언급하고 싶다. 싱가포르에서 그리 오랜 시간을 보낸 건 아니지만, 방문할 때마다 친구들이 여러 싱가포르 음식을 대접했다. 그중 내가 좋아했던 음식들을 올려본다.


1. 팬케익


여기 팬케익 너무 부드럽고 맛있다. 아래 사진은 뭐지.. 코코넛에 피넛버터를 올린 팬케익이었던 것 같다.

친구가 아침 식사로 사줬는데 밀크티와 함께 먹으면 너무너무 맛있다. 가격도 정말 저렴하다. 하나에 8달러.

너무 맛있게 먹은 팬케익. 아침이었는데 벌써 거의 다 팔렸다. 


2. 칠리크랩


싱가포르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식! 칠리크랩~~~! 

영화에서도 칠리크랩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으음~ 맛있겠다 하며 봤다. 

첫 번째 사진은 친구 부모님이 추천하셔서 함께 간 칠리크랩 음식점이었고, 마지막 사진은 점보레스토랑에서 먹은 칠리크랩과 페퍼 크랩이다. 칠리크랩이 대부분 비싸지만, 점보레스토랑은 더 비싸기 때문에 배 부르게 먹긴 어렵다. 흑흑. 난 첫 번째 레스토랑을 추천하지만 이젠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찾아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레스토랑 간판 사진을 첨부한다.


매운 게 음식은 나의 100% 취향저격이다..! 
점보레스토랑에서


3. 딤섬

역시 딤섬이지. 대만, 홍콩, 싱가포르를 가면 늘 사랑하는 음식이 딤섬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음식.

고기를 먹지 않는 나에게도 딱 맞는 야채, 새우 딤섬이 있어 행복하다. 


4. 디저트: Spin Cracker


이 과자는 바로 지난번 싱가포르 여행에서 알게 된 간식이다. 친구가 어릴 적 즐겨 먹던 스낵이라며 내게 한 봉지를 선물했는데 한국에 와서 먹어보니 완전 내 스타일이어서 한국에 방문하는 싱가포르 친구에게 두 봉지를 더 부탁했다. 한번 뜯으면 멈출 수 없다. 심지어 칼로리도 높지 않아 이틀, 삼일 만에 먹어버린다는 그 과자.. 짭짤한 맛에 계속 손이 간다. 평소에도 과자를 좋아하는 나에겐 이 과자야 말로 신세계였다. 칼로리는 그리 높지 않지만 역시나 많이 먹으면 살찐다. 봉지도 엄청 크고 양도 많아 한번에 다 먹으면 살찔 거다. 나트륨도 많을 것 같으니 주의하며 먹기를. 싱가포르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스낵으로 많이 먹는다고 한다. 



싱가포르 영화를 보며 싱가포르가 다시 생각나고 그때 맛본 음식 향이 입가에 맴돌았다. 아. 추운 겨울엔 어쩐지 더 그립다. 친구도. 음식도. 공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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