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지금까지 만난 아이들 중에 너희들이 제일 예뻐
제가 올해 우리 반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간혹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긴 하지만 대부분 수줍게 웃으며 좋아합니다.
어느 날, 이런 제 마음이 궁금해집니다. 왜 유독 올해 아이들이 더 예뻐 보이는 걸까요? 저는 21년간 교직에 몸을 담으며 일관되게 저만의 교육철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를 대하는 방식과 가르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해마다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단 두 가지입니다.
하나, 자신을 위해 '안전'하게 생활하기
둘, 상대를 위해 '예의'있게 생활하기
학기 초부터 저는 이 두 가지만 강조합니다. 저와 함께 1년을 보낸 아이들은 '안전'과 '예의'가 입버릇처럼 튀어나옵니다. 간혹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 두 단어가 머릿속 깊숙이 각인되지요.
2025년에도 변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올해는 3월 내내 병원 신세를 지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신경 쓸 여력도 없었습니다. 그냥 흘러가는 한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왜 올해 우리 아이들이 다르게 다가왔을까요?
아마 시작은 지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3월부터 '선생님 사랑해요'를 정말 귀에 못이 박히도록 외쳐댔습니다. 애교 많은 아이의 장난으로 시작된 이 말은 쉽사리 다른 친구에게도 전염되었습니다. 지금도 교실 여기저기에는 '사랑해요'라는 단어가 잔뜩 붙어있습니다. 가끔 교실을 방문한 다른 6학년 선생님들은 이게 6학년 교실이 맞냐며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그렇게 저는 올 한 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지난 20년간 들었던 '사랑해요'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랑고백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일 년 내내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좋아해요'를 외쳐대니 제 마음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지요.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자의 책임감으로 내 아이들을 사랑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생겨나버렸습니다.
돌이켜보면 시작은 아이들의 말이었습니다. 농담과 거짓이 섞여있다 하더라도 반복되는 아이들의 그 말이 결국 선생님의 마음을 돌려버렸습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말이 주는 힘을 확실히 느낀 한 해이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항상 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최근 급격하게 친해진 아이들 사이에서 장난이라는 이름 하에 서로를 비난하는 말과 거친 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악의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말은 부정적인 말에서도 그 힘을 발휘합니다. 반복된 말은 결국 아이들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장난이라는 말로 시작된 비난과 욕설은 결국 상대를 그런 취급을 받아도 되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만들어 갑니다.
오늘 알림장은 학기 초 3월 첫날 함께 나눈 이야기로 돌아가봐야겠습니다.
2025년 11월 11일 알림장
스물여섯. 내 말이 내 생각을 지배합니다.
1. 예쁜 말, 예쁜 표정, 예쁜 행동 습관화하기
2. 안녕하세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생활화하기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올해 선생님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줍니다. 선생님이 올해 유독 너희들을 더 사랑하게 된 건 너희들이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수천 번 들려줬기 때문이라고. 내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바꾸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긍정적인 언어 사용의 첫걸음은 네 문장에서 비롯된다고 다시금 이야기합니다.
상대와 소통의 물길을 트는 말 '안녕하세요'
상대와 관계를 만들어 주는 말 '고마워'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는 말 '미안해'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는 말 '사랑해'
이 네 가지 말이 지배하는 교실은 결국 행복한 교실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겠지요.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저 네 마디의 말이 우리 아이들의 생각을 지배하길 바라며, 오늘도 다시 한번 아이들과 읊조려 봅니다.
안녕하세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