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상치 않는 말들이 귀에 들어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말을 하는 친구에게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반문합니다.
어쩌라고?
내 물건을 자꾸 만지작거리는 친구에게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읊조립니다.
너 두 손 못 쓰게 해 줄까?
물론 저 말들이 욕은 아닙니다. 저희 반 아이들은 교실에서 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속어와 줄임말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교실 밖에서는 자유롭게 욕도 하고 비속어도 사용하겠지만, 최소 교실이라는 공간 내에서는 본인들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학기 초부터 항상 해 온 말이 있습니다.
말이 곧 나 자신이다. 우리가 내뱉은 말은 나의 하루를 만들고, 내가 만들어간 하루가 결국 내가 된다.
말에는 힘이 있기에 항상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라고 무수히 반복했지요.
욕 하는 방법도 가르쳤습니다. 욕도 할 수 있지요. 정말 욕을 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방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 있는 공간에서 욕을 하라고. 물론 내 사랑하는 학생이 욕과 같은 인간이 되길 바라지는 않지만, 본인이 그걸 택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1학기부터 해왔던 이야기에 이제 교실에서 욕과 비속어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박'이라는 습관적인 줄임말조차 본인들이 쓰고 나면 화들짝 놀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릴 지경이지요.
이런 우리 아이들이 2학기가 되니 똑똑해졌습니다. 서로 친해졌다고 생각하기에 수위를 넘나드는 격한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교실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욕 대신 다른 표현 방법을 선택합니다. 추억 속 '무한도전' 박명수 아저씨처럼 욕이 아닌 평범한 말로 서로를 비난하고 놀려댑니다.
'긁'
'넌 눈치껏 빠져!'
'선생님한테만 멜로눈깔 하지 말라고'
최근 아이들은 욕이 아닌 다채로운 어휘로 친구를 놀려대고 욕 대신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게 보입니다. 이제는 선생님이 나설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한 꼭지는 1학기에 숱하게 말한 언어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야겠습니다.
2025년 11월 5일 알림장
스물다섯. 예쁜 생각, 예쁜 표정, 예쁜 말 연습하기
**내가 하는 말이 나의 하루를 만들고, 하루가 모여 곧 내가 됩니다.
수시로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말하는 대로 살아간다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게 됩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한 순간을 찾아내야 하듯, 예쁜 생각도 부단히 연습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예쁜 생각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시킨 대로 각자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봅니다.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들은 표정부터 달라집니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게 확연히 보입니다. 그러고 나서 예쁜 말을 해보라고 하면 말하는 단어부터 달라집니다.
서로 친하기 때문에 장난이 잔뜩 섞인 농담이라도, 다른 사람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당연히 예쁜 말만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 예쁜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예쁜 말도 함께 따라오겠지요. 말은 습관입니다. 생각도 습관이지요. 내가 한 예쁜 생각이 예쁜 말을 만들고, 결국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도 어느 순간 깨닫게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