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졸업을 한 달 반여 앞두고 아이들은 한껏 가까워졌습니다. 친해진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악의에서 시작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친하다'라는 이름 하에 내뱉는 거친 말과 도를 넘는 장난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이런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결국 다툼이 생겨납니다.
여자부회장 아이가 체육시간 공개적인 자리에서 체육선생님 말에 대답하는 한 아이를 가리켜 '아부 떤다'라는 말로 소위 저격을 했고 결과는 험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남자회장 아이가 학원 수업 후 다른 친구의 목구멍에 강아지풀을 밀어 넣었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친하기 때문에 한 장난이라고 합니다.
1학기 여자부회장 아이가 친구의 웃긴 모습을 사진에 담아 다른 친구에게 장난 삼아 사진을 넘겨버렸습니다. 친구가 하지 말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이틀 사이에 연이어 일어난 일입니다. 학급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한 첫마디는 모두 똑같았습니다.
그냥 장난이었어요
친했기 때문에 한 말과 행동이었고, 가깝기 때문에 이해해 줄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물론 같은 열세 살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학급 임원으로 본인들이 지원했고, 다른 친구들의 지지를 받아 얻는 자리의 아이들이 이렇게 행동을 했다는 게 참 속상합니다. 믿었던 만큼 실망감도 컸을까요? 속상했지만 임원이라도 다 같은 아이들이니 똑같이 가르쳐줘야겠지요.
2학기가 되니 아이들은 훨씬 더 가까워졌습니다. 그렇기에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이 정도는 이해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말과 행동이 선을 넘기 시작합니다. 2학기 들어서며 매일 쓴 문구를 이번에는 좀 더 자세히 풀어써봅니다.
2025년 11월 14일 알림장
스물일곱. 내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사람이 되기
1. 오해살만 한 말과 행동하지 않기
2. 다른 친구의 험담하지 않기
3. 교실에서 안전하고 예의 지켜 생활하기
장난이라는 단어가 모든 것을 덮을 수 없습니다. 오늘 이야기를 들은 분들 중 누군가는 '에이, 뭐 저런 걸 가지고'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습니다.
학교는 사회의 작은 축소판입니다. '장난'으로 둔갑한 '사소한 폭력'을 내버려 두었을 때, '폭력'은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그리고 상대는 친구 사이에 '장난'을 이해하지 못하는 덜 떨어진 아이로 전락하지요. 아이들은 본능적입니다. '예의'라는 선이 사라지는 순간 힘의 균형에 따라 아이들은 무리가 나눠지고 계급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소위 신문 지상에 등장하는 장난기가 쏙 빠진 학교 폭력이 시작되지요.
아이들이 말의 무게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한 말과 행동이 다른 아이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 그리고 교실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요. 선생님이 1년 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한 '예의'가 우리를 지켜주는 사소하지만 가장 강력한 선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비록 1년짜리 작은 사회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예의를 배우고 서로의 선을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법을 알았으면 합니다. 친하기 때문에 '장난'을 치는 게 아니라 가까워졌기에 '예의'를 지킬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