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베스트셀러' 5회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매해 고학년을 맡으면 진행하는 독서행사지만 올해는 생각보다 참여도가 높아 어느덧 5회 차를 맞이합니다. 규칙은 단순합니다.
하나, 재미있게 읽은 책 한 권을 교실에 제출한다.
둘, 일정 기간(4~5주) 동안 친구의 책을 자유롭게 빌려 읽는다.
셋, 기간이 끝난 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투표로 뽑는다.
매번 세부적인 규칙은 조금씩 더해지지만 기본 규칙은 변함없이 쭉 이어갑니다. 5회까지 이어진 베스트셀러 활동에 아이들의 서점 방문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본인이 추천한 책을 친구가 읽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합니다. 누군가는 6회에 제출할 책을 준비했다며 벌써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선생님은 '저 올해 책이 좋아졌어요'라는 아이의 말에 행복한 웃음을 띄웁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나 올해 아이들은 유독 독서와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었겠지만, 올해 아이들은 제 말을 잘 따라오는 편이라 2학기가 되니 독서와 글쓰기가 자연스레 학교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수업 중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말없이 책을 꺼내듭니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책 읽으세요"라는 소리를 누구보다 즐기고 좋아합니다.
특별한 활동이 끝나면 되려 아이들이 선생님보다 먼저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반성과 다짐 다섯 줄 적으면 되지요?" 매 활동마다 짧은 글쓰기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봅니다.
이제 6학년 생활이 딱 5주 남았습니다. 6회까지 진행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책을 준비하고 최소 4~5주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라 6회 차 진행여부는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활동이기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나 주려합니다. 저는 글을 읽으면서 항상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따로 수집합니다. 그 당시 감정에 따라 문장은 시시때때로 달라지지만, 제가 고른 문장을 보면 당시 제 마음을 엿볼 수 있어 문장 수집을 저만의 독서기록장으로 활용하지요.
이번 주 처음으로 선생님의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줍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신이 읽고 있는 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뽑아내 알림장에 적어보라고 합니다.
2025년 11월 21일 알림장
스물아홉.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책 이름)
-(책에서 읽은 한 문장 따라 쓰기)
금요일, 개인별로 5개의 문장을 수집했습니다. 수집한 문장을 포스트잍에 적어 책 주인에게 전달해 줍니다. 단, 문장 아래 내가 왜 이 문장을 선택했는지 짧은 이유를 적어 책 주인에게 돌려줍니다. 선생님도 이번 주 읽은 3명의 책 주인에게 문장을 적어 선물을 전해줍니다.
오늘 내가 받은 포스트잍의 한 문장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친구의 마음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봅니다. 비록 내 책이 베스트셀러에서 1등으로 뽑히지 않았더라도 내가 선택한 책이 누군가에게 마음의 울림을 주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내가 고민하고 고른 책이 누군가의 마음과 생각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 한 조각을 선물했다는 걸 아이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친구들이 써 준 문장에 한참 동안 포스트잍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참 예뻐 선생님 얼굴에도 빙그레 웃음이 떠오릅니다. 함께 하나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이 순간이 우리 아이들에게 또 다른 빛의 순간으로 남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