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워크샵 숙제를 하다 어린시절 좋아하던 영화를 쓰는 칸에 난 당연히 어릴적 열광하던 '들장미소녀 캔디'를 썼다. 그러고 나서 계속 캔디의 주제가가 머릿속을 맴돈다. 근데 너무 이상하다.
외롭고 슬픈데 왜 울면 안돼지?
마음은 슬픈데 웃으면서 푸른들을 달린다고?
달리면서 노래를 한다고라....
헐, 완전... '광녀' 아냐..?
슬프면 울어야 한다. 안 그러면 홧병이 난다. 가끔 울고싶은데 눈물이 안 나올때 너무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다 한 순간 눈물을 왈칵 쏟고 나면 마음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그리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사람들에게 말해야 한다. 나 외로우니 놀아달라고, 나 외로우니 나좀 봐달라고.
다만 그런 말은 사람 봐가면서 해야지
안그러면 안하느니만 못할 때가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주의사항은 있다.
어느 순간부터 들장미소녀 캔디의 노랫말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글로 풀어보며 뭐가 문제였는지 알 수 있었다. 내 나이 올해로 딱 50. 생각해 보니 들장미 소녀 캔디에 열광하던 시절엔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는 걸 어디서 배운 적이 없으니 그 주제가를 부르고 또 부르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커녕 노랫말이 진리라도 되는양 여겼던 것 같기도 하다.
언제부터였을까?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 억압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라며 주입된 생각들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면서 난 엄청난 혼란을 겪어야 했다. 그걸 바로잡고, 내 생각의 주인은 나이고 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훨씬 정신건강에 이로우니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이젠 그걸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만큼 난 단단해졌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변화를 위해 분투했던 그 지난했던 시간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이 먹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