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화요문장
“외울 줄밖에 모르는 공부가 나라를 망쳤다.”
_ 정약전, 영화 《자산어보》 중에서.
나는 지금 왜라고 물으면 피곤해하는 집단에 있고,
몇 가지 의사결정이 필요한 이슈에서
입을 열었다가 유난한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질문이 많을수록 외로워지는 이 사회에서
나는 흥미를 잃고 입을 점점 닫게 된다.
싸움도 사랑이 있어야 하며,
투쟁도 애정이 있어야 하는데
금세 식는 사랑과 애정을 보니
나라는 사람은 역시나 비열하고 겁이 많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질문을 할까.
나는 오늘 퇴근하고 피곤한 나머지
아이들이 질문하지 않도록 틈도 주지 않고
쉼 없이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잔소리를 했다.
학교나 사회나 피곤한 어른들뿐이다.
너무나 중요한 일들뿐이다.
가끔 참으로 쓸데없고 싶다.
그렇게 보이는 그 일에 재미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