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가볍게, 조금 더 묵직하게
꽃고래의 그림책 이야기(7월)
최정은 작가님의 그림책활동가코칭 수업을 들으며 그동안 읽고 팠던 그림책들을 도서관에서 몽땅 모아 읽다. 아들들 먼저 방학하니 좋다. 도서관은 한적하고, 책은 넘친다.
1. 《오줌이 찔끔》, 요시타케 신스케 글 그림, 유문조 옮김, 위즈덤 하우스
* 요시타케 신스케의 작품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약간 뾰로통한 남자아이 표정이 넘 귀엽고, 마지막장 엄마 표정이 압권이다. 거의 늘 내 표정. 누구나 겪고 있는 곤란함. 그 곤란함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존중하는 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 하늘이 이렇게 파란데 나는 소화불량이고, 바다는 이렇게 넓은데 나는 먹지를 못하고.라고 문장을 바꿔봄!
* “겉으로 보면 알 수 없지만, 모두 자기만 느끼는 곤란한 게 하나씩 있구나.”
2. 《나 태어날 거예요!》, 고마가타 가츠미 지음, 박종진 옮김, 보림출판
* 단순한 선과 도형, 종이의 질감과 짧은 문장으로만 강한 생명력을 표현한 책. “나 태어날 거예요. 나 이제 나가요.” 등의 짙은 태아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생명의 신비에 대해 잘 설명하여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읽어줄 수도 있음.
3. 《나무》, 대니 파커 글, 매트 오틀리 그림, 강이경 옮김, 도토리숲
* ‘죽음과 순환에 대한 작지만 큰 이야기’는 부제다. 죽음을 슬픔, 좌절, 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죽음은 순환이고 생명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온갖 역경과 어려움에도 살아남아 다시 잎을 내고 숲을 이루는 나무를 웅장한 그림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책.
4.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허은미 글, 김진화 그림, 여유당
* 반전이다. 불곰의 정체. 이건 미리 말하면 재미없으니까 직접 읽어보시길! 뭉클뭉클. 꿈 많던 소녀였다면,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갑자기 몸이 축 져진다면 이 책을 읽고 나누면 무척 재밌겠다. 이 작품은 소재나 글도 좋지만 위트 있는 그림이 큰 역할을 한 듯!
* “나는 오랫동안 엄마 사진을 보 고 또 보 았 다.”
5.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 박연철 글 그림, 사계절
* 8가지 도리인 효제충신 예의염치를 민화문자도로 그리고 그 정의를 설명하는 방식의 책. 그런데 그 설명하는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 부러 꼬아서 반대로 말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엄펑소니의 뜻도 마지막에 한쪽 눈을 감고 책을 기울이면 그 뜻이 나온다. 그림과 내용 모두 훌륭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