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33 - 세르비아 지카 수도원
Studenica 수도원 관람 후, 기분이 좋아진 우리는 수도원 앞에 있는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는 작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수프, 치즈를 곁들인 구운 고기, 콩요리 등과 맥주, 빵을 주문했다. 약 9천 원 정도. 정말로 착한 물가. 음식은 우리 입맛에 짠 편이다. 반은 남아서 싸가지고 왔다.
이 동네 식당에는 금연이 아닌 듯하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담배 냄새로 약간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정겨운 동네 식당이다.
그다음 날 아침 식사를 몇 시에 하는지를 물어보니까 6시부터 연단다. 아니 저녁 늦게까지 식당을 열고 있는데 새벽 시간에 또 문을 연다고.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음 날 아침 6시 조금 넘어서 식당에 들어가 보니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아침 미사에 참석한 가족들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아침 식사로 오믈렛, 샐러드, 빵, 커피를 주문. 정말로 착한 가격인 3500원 정도. 정말로 현지인들의 정서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식당이다. 캠핑카 여행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식사를 차 안에서 해결하게 되기 때문에 현지인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내가 꼭 이런 분위기의 식당에서 식사를 해보고 싶어 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레오그라드를 향해 갈 것이다. 가는 도중에 Zica 수도원을 방문할 계획이다. 긴 협곡을 30여 킬로미터 이상을 달려 지카 수도원의 대형 주차장에 도착했다. Studenica 수도원에는 주차장이 크지 않았는데 이곳 수도원의 주차장은 매우 크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수도원인가 보다. 지카 수도원은 13세기 초에 지어졌다고 하니 tudenica 수도원과 비슷한 시대에 지어진 것이다.
지카 수도원은 빨간색 외벽의 독특함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입구 주변에 대한 보수 수리가 한창이었다.
수도원 본 건물 뒤편에 작은 정원이 있는데 파란색 아빌리옹이 눈길을 끈다. 아마 비잔틴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크지는 않지만 매우 성스러운 분위기의 수도원에서 쉬어가고 싶어서 혹시 수도원 내에 카페가 있는지 물어보니 카페는 없단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작은 기념품을 구매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해 본다. 주차장 관리 아저씨들의 인상이 매우 인자한 모습이다. 마음이 놓인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문을 두드린다.
“영어 할 줄 아세요?”
“네.”
“약을 사게 9유로만 주세요. 도와주세요.”
겉모습이 소위 거지꼴은 아닌데 돈을 달라고 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결국 20디나르 지폐 2장을 드렸다. 그분은 감사하다고 하면서 총총히 사라진다. 우리는 오늘 정박 비용을 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정말로 약값이 필요한 분이라면 더 좋을 것이고.
이탈리아에서 이런 일을 요구받았으면 우리는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을지 모른다.
저녁시간이 되고 방문객들의 차량이 모두 빠져나가자 넓은 주차장은 순간 자동차 운전 교습소가 되었다. 운전연습을 하기 위해 몇 대의 차들이 와서 주행 연습과 코스 연습을 하고 있다. 이 차들까지 빠져나가니 인근 도로의 차량마저 없어지고 조용한 캠핑장이 되었다.
잠시 후, 화장실이 있는 건물에서 관리인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오늘 여기에서 잘 거예요?”
“네. 그럴 예정이에요.”
“간혹 도둑이 있어요. 안전을 위해서 자동차를 건물 앞으로 이동시키세요. 그리고 작은 화장실을 열어 놓을 테니 밤에 쓰세요. 그리고 주차장은 아침 7시에 문을 열어요. ”
세심한 배려와 필요로 하는 정보까지. 세르비아 니슈의 작은 숙소에서 받았던 세심한 친절을 또 무료로 이용하는 주차장에서 받을 줄이야. 세르비아 여행 일주일이 되는 지금까지 세르비아의 친절은 계속 이어졌다. 오늘도 또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