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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Sep 21. 2020

황제가 된 느낌!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49 - 크로아티아 Split

안전 운전이 필요한 순간들

오늘(2019년 4월 4일)은 해안도시 마카르스카르에서 작은 하롱베이로 알려져 있는 오미스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있는 Split를 방문한 계획이다. 

해안절벽 위로 난 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 해안가로 길이 내러 오면 나타나는 작은 도시가 오미스. 이 도시로 가는 해안 절벽 위에서 바라다보는 풍경 하나하나가 절경이다. 눈이 저절로 풍경 쪽으로 향하다 보니 안전운전에 장애가 생길 정도이다. 정말 눈을 떼기 어렵다.

오미스는 정말로 작은 하롱베이처럼 느껴진다. 바다와 인접한 작은 강에는 누가 사용하는지는 모르지만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다. 수직으로 솟아있는 석회암 산과 강 그리고 작은 배가 참 멋있게 느껴지는 곳이다. 

작은 하롱베이 느낌의 오미스. 잠깐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퇴위한 로마황제가 살았던 도시 -Split

다시 Split로 출발. 폴리스는 해안가에 있는 제법 큰 도시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 중 하나. 적당한 주차장을 찾아야 한다. Split에 있는 대형 병원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걸어서 구도심으로 향해본다. 걸어서 가기에 적당한 거리이다. 

Diocletian’s Palace는 Split 출신으로 로마 황제가 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퇴위한 후 살기 위해 지은 궁전이란다. 기사 출신으로 황제가 된 후 스스로 퇴위를 하여 자기 고향에서 살았다고 한다. 지금도 그 원형이 잘 남아 있는 전형적인 계획도시이다. 이 궁전은 유네스코 등재 자산이지만 사람들이 현재도 살고 있는 곳이다. 

황제는 기독교를 탄압했지만 지금 이 궁전의 가장 중심에는 이색적인 성당이 들어서 있다. 종탑과 다각형으로 생긴 외형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궁전 안의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 중심부를 차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닌지 추론해 본다. 

폴리스 도시 모형도와 궁으로 들어가는 입구 문 중 하나(Silver gate)
종탑과 교회 그리고 원형 천정을 가진 유적. 해안가 쪽으로 난 문과 연결되는 공간으로 외부인을 맞았던 곳으로 이해된다.


창고로 쓰였던 곳은 지금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매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약간의 음습함과 중후함 때문인지 색다른 분위기를 가진 매장 분위기이다. 

지하로 내려가면 창고로 쓰였던 매장이 있다.

이 매장을 통과해서 궁전 밖으로 나가면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카페거리가 나온다. 이곳은 바다와 닿아 있던 곳인데 넓은 흰색 대리석으로 거리를 만들어서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제 방문했던 마카르스카 해변 산책로도 이런 흰색 대리석으로 치장되어있었다. 이 카페거리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면서 따뜻한 햇살을 함께 즐겨본다. 이 차 한잔과 봄 햇살을 즐기는 여유는 나를 황제가 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아마 디오클레티아누스도 이곳에 살면서 차 한 잔과 따뜻한 봄 햇살을 즐기며 행복해하지 않았을까? 그 감정이 있었다면 나도 황제와 같은 존재가 된 것일 듯.

Split 바다에는 크루즈가 정박 중이고 한국 관광객들이 갑자가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한 모양이다. 짧은 시간 동안 이 거리를 즐기고 관광객들이 사라진다. 관광객들이 사라진 후 한 동안 우리는 햇살을 즐기면서 이 분위기를 더 느껴보기로 한다. 

이제 저녁을 보낼 정박지로 이동해야 한다.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Kastel Sucurac 해안가로 향해본다. 작은 어촌 항구인 이곳에 작은 공터가 있다. 그런데 밤이 되자 강풍이 불기 시작한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 공터에 있는 건물 뒤편으로 숨어본다. 아직은 바다 바람이 매섭고 춥다. 몸도 추워진다. 내일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숙소를 잡아야 겠다. 터키를 떠난 지 한달이 지나가고 있는데 기온이 내려가면 몸이 힘들어진다. 

새찬 바다 바람이 불고 있는 작은 공원 옆 빈터. 건물 뒤에 숨어서 센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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