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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Sep 18. 2020

하얀 건물, 붉은 노을과 양귀비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48 - 크로아티아 마카르스카

크로아티아 - 보스니아 -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는 길

오늘(2019년 4월 3일)은 해안 도시 마카르스카로 가는 날이다. 거울 같은 바다에서 환상적인 저녁을 보낸 작은 부두에서 6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마카르스카로 가기 위해서는 보스니아 네옴 국경을 통과해서 잠깐 보스니아를 달린 후 크로아티아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국경 통과 절차는 거의 도장만을 찍는 수준이다. 국경 두 군데에서 통관 절차를 하는 게 아니고 크로아티아에서 보스니아로 들어오는 네옴에서만 여권을 스캔하고 입국 도장을 찍는 방식. 차량 보험은 물어보지도 않는다.

크로아티로 다시 들어온 아톰은 산악지대를 달려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요금이 약 7천 원 정도 나왔다. 한국에 비해 비싼 느낌이다. 달리는 차량은 그리 많지는 않고 중간에 처음 만난 휴게소는 매우 넓게 만들어져 있다. 가끔 한국 관광객들도 드나들지만 서로 그냥 스쳐 지나간다. 그만큼 크로아티아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나라가 되었나 보다.

어제 밤을 보낸 작은 부두. 해안가에 있는 작은 국경 검문소와 산 중턱에 나 있는 고속도로 에 있는 휴게소에서 내려다 본 주변 풍경. 정말로 산이 많은 발칸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작은 해안 휴양도시

점심때 도착 한 마카르스카.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한 후에 해안가 산책에 나서 본다. 도시 건축물이 대부분 흰색이어서 깨끗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준다. 그리고 도시에는 관광객들 실어 나르는 범선도 있고 요트도 있다. 우리나라 어항과 달리 선착장도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해안 산책로도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유럽 나라에 비해 산책로 주변에 의자도 많이 있다. 날씨가 따뜻한 날이라면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그러나 오늘 날씨가 흐려서 조금 춥다. 우리 여행에서 가장 많이 입고 다녔던 겨울 등산복을 입어야 할 정도. 어제는 봄 옷을 입고 다녔는데 말이다. 하루하루 입는 옷이 바뀐다.


구도심을 조금 벗어난 곳에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호텔과 카페, 식당들이 영업 중이다. 아직은 성수기가 아닌지 조금은 한가한 모습. 성수기일 때에 바다에서 놀 수 있는 기구들이 물 밖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마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저 기구들도 바쁘게 움직이겠지.

 붉은 저녁노을이 이 아름다운 해안가를 비추니 저절로 낭만이 우리 부부에게 다가온다. 주차 공간 주변에 피어 있는 붉은 양귀비 꽃이 더 붉게 보인다. 바람에 가녀린 양귀비가 흔들린다.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어렵다. 오늘 이곳에서 자야 한다. 그런데 해안가라 밤에 너무 바람이 세게 분다. 바람을 피해 좁은 계곡 속으로 차량을 이동시켜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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