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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Sep 23. 2020

가장 편안한 이 순간!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50 - 크로아티아 Trogir

아직도 몸은 적응 중

오늘(2019년 4월 5일) 방문할 도시는 Trogir이다. 베네치아 제국의 영향을 받았던 도시. 오늘 여행을 하기 전에 어젯밤에 추워졌던 몸을 데우고 피로를 풀기 위해 예약한 숙소로 먼저 들어가기로 했다. 10시에 아침 일찍 빠른 체크인이었지만 친절한 주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체크인을 마쳤다. 숙소는 Trogir 구도심에서 걸어서 2.5km 떨어져 있다. 걷기에 적당한 거리. 적당한 가격(150Kr)과 간단한 주방시설을 갖추었다.

아내는 다른 때와 같이 요리를 한다. 캠핑카에서 요리를 하면 습기도 많이 찰 수도 있지만 부족한 부탄가스를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숙소를 잡으면 항상 요리를 한다. 오전에 아내는 여행 중에 먹을 음식을 2가지나 만들었다. 그리고 밀린 빨대도 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캠핑카 장기 여행 중 날씨가 추워지면 아무래도 몸이 추워지게 되고 그러면 몸 상태가 좋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날씨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는 항상 조심하게 된다. 따뜻했던 터키 안탈리아를 떠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추운 날씨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Trogir 인근의 숙소와 숙소 앞에 정차 중인 아톰

망루 벽에 내린 눈물이 세월을 말해준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으니 기준 좋은 발걸음을 시작해 보자. Trogir는 상권 보호를 위해 지은 요새가 남아 있고 이 요새를 중심으로 확장된 도시이다. 지금은 UNESCO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다.

카매를랭고 성과 구도심이 있는 Trogir Ciovo 지구로 출발. 카매를랭고 성은 아직도 망루와 성벽이 대부분 그대로 존재한다. 망루의 벽에서 흘러내린 석회암 자국이 오랜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옛날에는 이 항구로 들어오는 모든 배들을 감시하고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을 것이다.

카매를랭고 성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지는 골목들

Trogir 해안가도 크로아티아 대부분 해안도시들처럼 하얀색 대리석 분위기로 정비되어 있다. 그리고 구도심은 흰색 건물들이 고풍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발걸음이 저절로 골목으로 이끌려 간다.

구도심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우선 세련되면서도 단아한 느낌의 종탑과 화려한 입구 문을 가진 성 로렌스 성당이 건물들 중에 가장 눈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13세기에 만들어져 공적인 집회가 열렸던 Town Loggia와 광장이 우리의 시선을 끈다.

Town Loggia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골몰이었다.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다 보면 적당한 관광객들과 카페와 식당들 그리고 고풍스러워 보이는 풍경의 건물들이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그 골목 안에서 아내와 나는 자연스럽게 작은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먹으면서 그 기분을 즐겼다.

성문을 나서 해안가 도로로 나오니 커다란 범선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훈련용 범선인 듯하다. 돗을 내리고 묶은 훈련을 하고 있었다. 줄에 매달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작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이 배는 내일에는 어디로 향할까? 아마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이다.

석양 햇살이 따스하다

돌아오는 길에 작은 해안가에 아내와 단둘이 서쪽으로 지는 석양을 즐겨본다. 오늘은 바람도 불지 않고 석양 햇살마저 따스하다. 주변에 자동차 소음도 없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도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오늘 하루 중 가장 편하면서 모든 잡념이 사라저  버리는 시간이다. 앞으로 우리 삶이 지금 이 시간처럼 편안한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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