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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Oct 15. 2020

풍경이 여유를 불러오는 곳!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51- 크로아티아 KrKa 국립공원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 만나게 된 KrKr 국립공원

오늘(2019년 4월 6일)은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해안가를 떠나 내륙에 있는 국립공원 KrKa로 향한다. Trogir에서 KrKa 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해서 10여 킬로 미터 이상을 산길로 올라와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크로아티아는 해안가를 벗어나면 대부분 산악지대이다. 고속도로는 그 산악지대를 관통하기 때문에 해안가 도시에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서는 한참 동안 산길로 올라가야 한다. 이런 날은 아톰이 힘이 드는 날이다.  

엔진에 공기를 불어넣어주는 터보가 끊임없이 작동한다. 커지는 엔진 소음 때문에 걱정이 되지만 15년이나 된 아톰이 잘 견디어주리라 믿을 수밖에 없다. 정말로 오늘도 큰 탈없이 잘 달려주었다. 아톰아! 고마워.


산책하기 좋은 옥색 물 계곡

해안에서 산 위로 올라온 아톰은 평지를 한참을 달렸다. 그리고 어느덧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에 잘 도착했다. 주차비는 별도로 받지는 않지만 국립공원 입장료는 1인당 100kr(만 8천 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입장권을 사고 나서 국립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산책로가 시작되는 입구까지는 매표소에서 3km 정도를 떨어져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이제부터 자유 시간. 버스 출발시간을 확인하고 나서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잘 정리되어 있는 데크 길을 따라 산책길에 나선다. 

KrKa 국립공원은 작은 수력발전소가 있을 정도로 계곡에 많은 물이 흐르는 곳이다. 작은 수력 방앗간도 있었던 곳이다. 이곳저곳의 풍경에 취해 오래간만에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본다. 


풍경과 햇살을 즐겨본다

길을 걷다 보면 나타나는 그림 같은 풍경. 그 장소마다 아내는 사진 찍기 놀이에 빠진다. 국립공원 안에 펼쳐져 있는 푸른 옥빛의 물과 호수, 폭포가 자연 그대로 그림을 선사한다. 

국립공원 안에 있는 커다란 폭포 앞에 앉아서 1시간가량 햇살을 즐겨본다. 4시가 넘어서 국립공원을 떠날 수 있었다. 

따뜻한 햇살을 마음껏 즐겼던 호수

호수 같은 해안가 도시 - Sibenik

다음 목적지는 10km 떨어져 있는 해안도시 Sibenik. 이곳도 베네치아 제국의 땅이었던 곳.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 옆으로 중세도시가 있다. 해안가에는 다양한 카페가 영업 중이고 수상레저스포츠가 가능하도록 해안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따뜻한 햇살에 바람도 불지 않아 바닷물은 호수 같다. 잘 정비된 해안가에 영업 중인 카페에는 이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참! 여유로운 풍경이다. 저절로 내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호수 같은 바다를 가진 Sibenik.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교회 건물이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책길에 우연히 들리게 된 James 성당. 15세기(1431-1535)에 건축된 성당이란다. 이탈리아 고딕 스타일과 초기 르네상스 스타일이 혼재되어있는 건축물이다. 다양한 인물 조각과 천사 그리고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과 동물 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다양한 조각이 외벽을 장식하고 있다. 

거대한 교회건물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준 James 성당

분명 이 조각들은 예수의 성스러움과 가르침을 위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조각이 과연 예수의 가르침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든다. 조각을 유심히 보던 아내는 성당 건물이 무서워진다고 한다. 성스럽다는 성당 외벽에 왜 이러한 무서운 조각을 새겼을까? 

무서운 존재인 신에게 복종하라는 의미는 아닐까? 

만약 나의 가설이 맞는 것이라면 르네상스 초기의 성당 건축물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를 이용하여 신의 위엄성과 무서움을 민중들에게 가르치는 정치적 도구로서 기능을 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성당 건물은 그만큼 무서운 존재인 교회나 성당에  복종하라는 의미를 가르치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도구라는 뜻이 된다. 지금 현대에 지어지는 거대한 교회나 성당들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뜩 스쳐 지나간다. 

오늘은 여유로운 풍경을 제대로 즐긴 날로 기록될 것이다.  Sibenik은 여유로운 밤을 우리에게 내주었다. 수영장과 체육시설이 있는 공공 주차장에는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가 시간마다 운행하고 있다. 마지막 버스가 떠나자 조용한  정박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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