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73 -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여행
프랑스 수도 파리(3박 4일) 여행을 마치고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를 거쳐 영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페리를 탈 수 있는 Calais로 향한다.
중세 목조건물로 분위기가 나는 작은 도시 Pont de l’Arche에서 하루를 쉰 후 영국과 마주하고 있는 프랑스 북북 해안지역을 방문하는 코스를 선정하였다.
지베르니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Calais 가면 쉽게 갈 수 있지만 그렇게 프랑스를 떠나는 것은 너무나 아쉽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여행 루트가 노르망디 해안도로를 따라 영국 도버해협을 건너가는 항구가 있는 Calais까지 가는 여행. 그래서 내비게이션에 명령을 내린다. 유료 도로를 제외하고 루트를 설정하는. 단 이럴 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쉬어갈 수 있도록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 첫 번째 해안도시는 2차 세계 대전 때 격전이 펼쳐졌던 노르망디 해변에 위치한 Le Treport. 뜻하지 않게 너무나 멋진 석회암 절벽과 해안 풍경을 선물해준 이곳은 프랑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인 듯하다.
모래 해변과 작은 강 주변에 있는 진흙 갯벌 그리고 부두. 석회암 해안 절벽 아래에 자리 잡은 집들이 풍경화가 된다. 우리 아톰은 해안 절벽 위에 있는 방문객을 위한 공용 주차장에 자리를 잡는다.
마을로 내려갈 때에는 마을 구경을 위해 걸어서 내려가고 올라올 때에는 절벽을 뚫어서 만든 푸니쿨라를 이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푸니쿨라가 무료라는 것. 해안 마을과 위 마을을 연결해주는 대중교통 수단인 셈이다.
해안가에서 바라보아도 풍경이고 절벽 위로 나있는 산책길을 따라 걸어도 풍경화가 아닌 곳이 없다. Le Trepot에서 산 풍경 카드가 지금 해남의 작은 집 벽에 걸려있다.
두 번째 장소는 Le Portel. Trepot에서 11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주변 풍경이 너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회피하는 루트를 설정. 중간에 도로 공사 때문에 도로가 폐쇄되는 구간을 만났다. 이럴 때에는 지도를 열어서 눈치껏 주행 도로를 잡아야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늦게 도착.
Trepot 만큼 절경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넓은 해수욕장이 있어서 여름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보인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사설 주차장에서 캠핑카 정박이 가능한 곳이 있어서 사용. 하루 주차장 이용료로 5.45 유로를 냈다. 정식 캠핑장은 아니어서 주차 공간이 좁지만 그냥 하루나 이틀 정도 있기에는 무리가 없는 정도. 아톰을 세워두고 넓은 백사장에서 아내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랑놀이도 해본다.
세 번째 장소는 Noires Mottes. Calais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다. 고속도로가 아닌 해안도로를 따라 루트를 설정했다. 중간중간에 해안사구, 절벽,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는 지점들을 지나갔다.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을 즐기고 있었다. 점심때 방문한 주차장 근처에서는 하얀 드레스로 옷을 통일한 친구들이 선생님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해안가 주변에는 그냥 풀밭 같은 골프장도 있다. 주변에는 여름 성수기 때에 이용할 만한 숙박시설도 눈에 들어온다.
해안도로를 따라오다 보니 오후 3시쯤에 도착. 정식 캠핑장을 이용했다. 캠핑카에 전기도 충전하고 물도 보충하고 캠핑카에 쌓인 오폐수도 처리한다. 그리고 따뜻한 물로 샤워까지. Wifi가 제공되지만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의 속도. 요금은 다 해서 19.2유로. 할인 카드의 유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캠핑장 앞에는 해안선이 있고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그냥 조용한 해안가 마을이다. 쉬면서 해안에 다녀와 놀거나 주변 산책로 따라 자전거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노르망디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던 3박 4일 여행은 기대하지 못했던 풍경과 여유 있는 여행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었다.
다음날 늦은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고 오후 2시에(거의 24시간을 사용함) 영국으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Calais 카페리 주차장으로 향한다. 주차장에서 다음날 아침에 떠날 배를 기다리는데 주차장 전체에 Wifi가 엄청 강하게 잡힌다. 이럴 수가. 카페리 터미널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밤늦게 까지 브리티시와 스코틀랜드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아웃랜드”라는 영국 드라마를 보다 잠이 들었다. 핸드폰 알람을 6시 30분에 맞추어 놓고.
다음날 아침 15박 16일 동안의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영국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38일 동안의 영국 여행을 마치고 다시 프랑스 Calais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