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선물과 새로운 여행 시작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85 - 영국

by 류광민

하루 종일 비가 내린 날에는

Brecon Beacons 국립공원 여행을 위해 방문했던 Hay-On_wye. 우리는 그날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주차장에서 지내야만 했다.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그친 비로 책방이 많았던 이 작은 마을 오픈 책방에서 몇 권의 책을 구입하는 추억을 만들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캠핑카 안에서 보내는 것은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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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가 내려 캠핑카에서 강제적으로 휴식을 취했다

비가 꽃길을 만들었다

다행히 다음날 오전까지 내렸던 비는 오후가 되어서야 그쳤다. 그 덕분에 인근에 있던 Witley Court & Garden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주변이 잘 내려다보이는 작은 언덕에 지은 대저택. 화재로 건물 내부는 소실되었지만 정원은 아직도 옛날 화려했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저택 정면에 화려하고 큰 분수와 작은 언덕까지 이어진 넓은 잔디밭. 전형적인 프랑스식 정원 모델을 모방해서 만든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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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택의 최고의 아름다움은 건물이 아니라 매표소에서 건물까지 가는 작은 길인 것 같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 작은 길은 비에 떨어져 내린 꽃잎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길을 아내와 단둘이 걷는다. 정말 황홀한 순간이다. 그것으로 너무 좋다. 대저택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꽃길에서 아내와 함께 걷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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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은 문을 닫는다

다음 목적지 또한 가까운 거리에 있는 Boscobell House. 그런데 너무 늦게 도착. 5시가 되었는데 폐장 시간이고 주차장까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밤을 보낼 수 없단다. 담당자에게 사정을 설명해도 어쩔 수 없단다.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황. 해는 지려고 하는데 난감하다.

문 밖 도로는 농로인데 좁은 공간이지만 차 한 대를 주차시킬 만한 여유 공간이 있다. 차를 주차시키고 나니 노을 풍경이 예술이다. 보리밭이 황금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잠시 전에 당황스러웠던 마음이 싹 날아가 버린다. 오늘 두 번의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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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밖 길가에서 만난 저녁 노을. 보리 밭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아직도 런던 서남부 지역을 못 벗어나고 있다

하루에 선물을 두 번이나 받은 날이지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어찌하다 보니 영국에 들어온지 벌써 20일째.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런던의 남쪽과 서쪽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남은 영국 여행 기간은 17일 정도. 이러다가는 런던 주변만 돌다가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큰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내일 스코틀랜드 Glasgow에 있는 Peak Districk 국립공원으로 장거리 주행을 하는 것에 아내와 전격적인 합의 했다.

Boscobell House는 의회파와 왕당파 간의 싸움인 영국 내전 당시, 프랑스로 망명했다가 영국으로 돌아와 우스터 전투에서 패배한 Chales Ⅱ가 도망쳐 몸을 숨겼던 집이다. 내일 아침에 Boscobell House 방문을 마치고 출발. 이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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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좋았던 다음날 아침에 방문했던 Boscobell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