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95 - 네덜란드 로테르담
오늘(2019년 7월 2일) 유럽 여행 중 벨기에서 만날 딸을 보내고 네덜란드로 출발한다. 떠나는 딸 뒷모습을 보면서 왜 이렇게 아쉬운 감정이 드는지 모르겠다. 벨기에 제2의 도시 Antwerpen을 떠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는 길에 만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한 휴식과 식사를 마치고 로테르담에 도착한 우리는 나 우어 마스 강변의 무료 주차장에 아톰을 세웠다. 강 건너에 로테르담에 온 주요 목적인 이색적인 주택인 큐브 하우스가 있다.
시간은 벌써 오후 4시가 되어가고 있다. 큐브 하우스로 가기 위해서는 아톰이 있는 곳에서 강 건너편으로 한 30여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거리. 큐브 하우스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강을 건너가 본다. 이제 강바람이 차갑지 않고 시원하다.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큐브 하우스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그전에 Willemsbrug 다리 건너 흰색의 Witle Huis 건물과 옛날 항구가 보인다. 그 항구 주변에 영업 중인 레스토랑이 낭만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어서 커피 한 잔의 사치를 유혹하지만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만족하고 목적지로 직진.
나무 모양의 기둥 위에 지어진 주택. 이 큐브 하우스에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살고 있다. 한 곳을 뮤지엄으로 개방하고 있어서 3유로나 되는 입장료를 내고 방문. 일단 재미있는 주택이다. 좁은 문을 열고 올라가면 큐브 모양의 집이 하늘에 떠 있다. 일반적인 집과 달리 밖을 다양한 모습을 가진 창으로 다양한 각도로 지상과 하늘을 바라다볼 수 있는 주택이라 새로운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나는 이 집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을 듯하다. 새로운 주택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는 좋아 보이지만 정말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써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무언가 나 홀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도 들고 일상생활을 하기에는 불편할 듯. 결국 나에게 호기심은 충족시켰지만 큰 감흥은 없는 주택이었다. 그렇지만 호기심을 만족시킨 것 만으로 O.K.
큐브 주택을 나오니 저 멀리에 Market Hall이 우리 시선을 유혹한다. 특이한 외관과 화려한 내부를 가진 시장 건물. 나름 멋있는 건물이다. 우리는 Market Hall 안에 있는 중국 식료품을 파는 슈퍼에 들러 라면사리와 식초, 굴 소스 등을 구입했다. 이 정도면 남은 여행기간 동안 우리 식사가 충만해질 것이다.
잠깐 방문한 로테르담이었지만 잘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와 정체가 거의 없는 시원한 도로, 넓은 강과 이색적인 건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고압적인 느낌의 고층빌딩도 보기 힘들다. 이런 도시의 야간 풍경을 즐기기 쉽지만 로테르담에는 야간 정박할 만한 적당한 장소가 없다.
이럴 때에는 항상 아쉽지만 떠나야 한다. 다음 목적지인 헤이그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의 스포츠 센터가 있는 공원에서 하루 밤을 보낼 계획이다. 공원에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 푸른 나무들과 스포츠 공원이 아름답고 편안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여유로운 산책과 저녁 식사 그리고 소음 하나 없는 밤. 이 순간은 모든 게 완벽하다. 다음날 아침에 우리는 역사의 슬픈 현장인 헤이그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