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은 내 마음대로!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5 - 체코 올로모우츠

by 류광민

분수로 유명한 중세 도시- 올로모츠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도시 일지 모르지만 올로모우츠는 체코에서 중세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는 역사도시 중 하나이며 수 많은 분수로 유명한 도시이다. 다만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동남쪽으로 280km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은 아니다.

여행은 올로모우츠 관광의 중심지인 호르니 광장에서부터 시작한다. 날씨가 이제 제법 쌀쌀하다. 올로모우츠를 대표하는 호르니 광장의 천문시계가 있는 시청사 건물에 관광안내센터가 있다. 몸도 따뜻하게 하고 쉬면서 관광지도를 얻기 위해 잠시 들렀다. 그곳에서 한국 여학생으로 보이는 두 명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라하에 인턴 직원으로 와 있고 주말을 이용해서 놀러 왔단다. 프라하는 조금 불친절한 편인데 이곳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프라하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한다. 작은 도시지만 중세풍 건물들이 밀집해 있고 넓은 광장이 있어서 차분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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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도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은 도시 올로모우츠

시대에 따라 해석도 달라져요!

이 지역을 통치했던 모라비아 왕실의 6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올로모우츠 시청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시청사 탑에 있는 천문시계가 아닐까 한다. 이 시계는 하루의 시간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황도 12궁까지도 알려준다. 황도 12궁은 태양을 돌고 있는 지구의 별자리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니 지금의 태양력과 같은 것이다. 이 천문 시계는 16세기 초반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크고 정교한 시계를 그 시대에 만들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시계는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었던 것을 복원하면서 원래의 모습과 다르게 사회주의 예술이 반영된 모습으로 변화된 것이다. 벽면에 노동자와 과학자 모습이 타일로 그려져 있고 노동계급을 상징하는 다양한 모습의 인형들이 위쪽에 올려져 있다. 이 인형들은 정오마다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한다. 16세기 때 만들어진 시계가 비록 복원 과정을 거쳤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놀랍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과거 건축물이나 예술품이 그 시대의 이념에 따라서 재해석되고 수정되었던 대표적인 사례와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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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사에 있는 천문시계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을까?

올로모츠우에서 가장 화려한 건축물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바로크 양식의 성 삼위일체 기념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호르니 광장 한쪽에 서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기념비는 18세기 초에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이 끝났음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게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바로크 양식이 가지는 화려함의 모든 특징을 담아내고 있는 기념비이다. 자세히 들어다 보면 이 기념비의 섬세함에 놀라게 되고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 있는지가 느껴진다. 가장 높은 곳에는 하느님, 예수 등이 금동으로 빛나게 조각되어 있어서 먼 곳에서부터 시선을 끈다.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맨 아래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이 기념비가 어떠한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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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로모우츠의 상징인 성삼위일체 기념비

분수에서 동화를 보다!

나의 호기심을 끈 건축물은 이 화려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의 기념비가 아니라 최근에 만들어진 분수들이었다. 사실 올로모츠에는 실제 생존했던 인물인 카이사르 분수와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헤라클레스 분수, 넵툰 분수 등 크고 작은 많은 분수들이 있다. 이 분수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관심을 끌었던 분수는 최근에 만들어진 아리온 분수이다. 아리온 분수는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음악가인 아리온이 돌고래에 의해 위험에서 구출된다는 내용과 관련되어 있다. 돌고래를 안고 있는 아리온과 거북이 등 위에 올려져 있는 두 아이들과 오벨리스크가 청동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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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로모츠의 새로운 명물, 아리온 분수와 주변 풍경

멀리서 보면 이색적인 청동 분수로만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아주 작은 물고기나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조각되어 있다. 이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작은 조각물들을 자세히 보다 보면 사물 속의 또 다른 세상이 있는 마치 동화 같은 세상이 펼쳐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분수를 조각한 작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을까? '

'현대인들이 잃어버리고 사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잠시나마 가지게 하고 싶었을까? '

'조각가는 신화가 하나의 동화처럼 보였을까? '


나도 그 동화처럼 보이는 세상을 보기 위해 작은 물고기와 사람들을 찾아본다. 예술품에 대한 감상이 어디 정해져 있는 게 있는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보면 그것이 정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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