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요!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9 - 체코 체스키크롬로프

by 류광민

왜 바쁠까요?

체스키크롬로프는 체코에서 수도 프라하 다음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관광목적지가 아닐까 한다. 체코의 다른 곳은 지금 대부분 비수기라서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은 아직도 관광객들로 붐빈다. 중국 관광객들과 한국 관광객들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아침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서는 벌써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단체관광객들이 보인다. 저분들은 어제 이곳에서 주무시고 떠나시는 것인지 아니면 새벽에 왔다 떠나시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저렇게 바쁘게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주차장을 지나 체스키크롬로프 성 아래에 뚫려 있는 터널을 지나면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블타바 강이 나타난다.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강이 성과 마을 건물과 어우러져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관광객들마다 이 풍경을 사진에 담는라 발걸음이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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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잡는 풍경들

예쁜 골목길과 상점들을 지나고 나면 다시 블타바 강을 건너는 나무로 만들어진 이발사의 다리가 나온다. 나무다리 위로 환한 햇살이 따뜻하게 내린다. 잠시 주변 풍경을 눈에 담을 여유를 가져본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상품들을 팔고 있는 골목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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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의 다리 위와 주변 풍경

성 쪽으로 올라가는 골목길을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커다란 건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들어가 보니 건물 안에는 수도원 박물관과 정원이 있다. 넓은 정원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쉬어가 본다. 정원에 있는 무화과나무에서 떨어져 있는 무화과를 하나 주어 본다. 향기가 매우 좋다. 잠깐의 또 한 번의 휴식을 뒤로하고 성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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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건물과 정원

산책하고 싶어요!

드디어 체스키 크롬로프 성 입구에 도착했다. 성 안의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성 자체 방문은 무료이다. 이 성은 강을 앞에 두고 절벽 같은 공간에 세워져 있어서 원형에 가까운 모습의 보통 성들과 달리 긴 선형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성 가운데를 중심으로 길이 나있고 그 길을 중심으로 양 쪽으로 건물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다. 성 입구에 있는 작은 광장을 제외하고는 도로가 좁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이 조금만 많아도 길이 혼잡해진다. 이러한 성 구조 상, 성 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만한 공간도 부족해서인지 몰라도 산책하는 기분으로 성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적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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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키크롬로프 성 입구 광장과 동행로

관광객들의 관심은 대부분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마을 풍경에 있는 것 같다. 무언가에 이끌려 가는 사람들처럼 대부분 빠른 발걸음들이다.

성 안쪽으로 가다 보면 가끔 바깥을 조망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나타난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이 공간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아직 안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사진을 다 찍지도 않았는데도 커다란 고가의 DSR 사진기를 들이밀고 사진을 찍은 후에 ‘나 사진 찍었다’라는 식으로 사라지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는 없을까? 관광버스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일까? 그분은 왜 그렇게 사라졌을까 궁금해진다.


부담스러운 전망대

성안으로 더 들어가면 카페가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는 다른 지점에 비해 조금 넓지만 많은 관광객을 소화하기에는 좁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마을과 강을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감상하고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 경쟁이 심하다. 천천히 풍경 감상을 하기에는 뒤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우리도 사진 몇 장을 찍고는 그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차분히 쉬면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체코 여행 중 가장 아쉬운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에서 제대로 쉬어갈 수 없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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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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