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30 - 체코 Lipno trail tree
아름다웠지만 아쉬웠던 체스키 크롬로프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행한다. 하루 정박을 하면 좋겠지만 적당한 정박지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국경과 가까운 곳에 있는 리프토 나트 블타보우라는 곳에 있는 리프노(Lipno) trail tree를 보러 출발한다. 나무 위를 걸어 다니면서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일종의 전망대이다. 유럽의 많은 곳에서 산이나 숲에서 이색적인 관람대나 관람 산책로가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관광자원 개발과 관련하여 컨설팅을 하거나 수업시간에 사례로 가끔 소개하던 곳이었다.
사실 아내는 높은 곳을 무서워해서 높은 전망대를 함께 올라가 본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냥 시설이 어떠한 현장에 놓여 있는지 정도를 알아 보는 수준에서 방문하기로 하였다. 현장에 가까이 가니까 갑자기 차는 생각보다 가파른 스키장을 따라 산 위로 올라간다. 이 전망대는 단독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스키장 속에 있는 관련 시설이다. 스키장 안에는 여러 방향으로 도로들이 있고 숲 중간중간에 스키 코스가 놓여 있었다. 겨울에 눈이 내리고 나면 정말로 풍경이 아름다운 숲이 될 것 같다.
이 숲 정상에 나무 높이보다 조금 높게 올라가도록 설치되어 있는 이 전망대는 울창하고 커다란 나무 위에서 숲 전체와 산 밑에 있는 댐으로 만들어진 호수 그리고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이어지는 넓고 넓은 숲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전망대 정상에 올라가면 나사 모양의 원통형 미끄럼틀이 수직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올라갈 때는 천천히 걸어 숲을 즐기면서 올라가지만 내려 올 때에는 자유낙하와 비슷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는 전망대이다.
느림의 상승과 빠름의 낙하. 서로 상반되는 측면들이 결합되어 만들어내는 재미. 소위 칵테일 효과라고도 하는 다른 측면의 결합은 항상 재미를 배가 시킨다. 이런 재미가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면 우리 삶도 조금은 더 재미가 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내와 함께 즐기기 어려운 전망대를 시간을 내어서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스트리아 국경을 향해 출발한다. 30분 정도만 가면 체코를 벗어나 오스트리아로 들어갈 수 있다.
체코를 떠나기 전에 남아 있는 체코 돈을 다 사용하기 위해서 마지막 마을(비슈이 브로트)의 슈퍼에 들렀다. 차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부탄가스 캔을 찾아보지만 역시나 없다.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슈퍼마켓을 나오는데 같은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는 또 다른 상점이 눈에 들어온다. 잡화점 같기도 한, 지금까지 본 식료품 중심의 슈퍼마켓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상점이다. 혹시 모르잖아 하는 마음으로 들어가 보니 정말로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꽤 규모가 있는 가계였다.
"어쩜 있을지 몰라."
하지만 가게를 두 바퀴 돌아보아도 부탄가스 캔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내가 마지막으로 주인에게 물어보겠단다. 주인은 우리를 안 쪽 코너 쪽으로 안내해 준다. 그리고 우리 눈에 그렇게 보이지 않던 부탄가스 캔이 진열대 아래 칸에 쌓여 있는 게 보인다.
이처럼 반가운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비록 한국에서 대량으로 사면 천원이 안 되는 부탄가스 캔이었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가격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순간이다. 부탄 가스 캔이 이제 몇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개당 3천 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가계 진열대에 놓여 있는 캔 대부분인 20개를 구매하였다. 계산을 하면서 보니 가계 주인이 중국계 이민자로 보였다. 상점에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상품들이 많이 있었던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이 마을에 중국계 이민자들과 같은 동양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고기를 구울 때 나무나 숯을 사용하고 요리는 전기나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휴대용 브루스타가 필요하지 않은 문화이다. 따라서 당연히 이런 곳에서는 부탄가스 캔을 취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처럼 우리 삶의 양식과 비슷한 문화를 가진 중국계 이민자가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그분들에게 부탄가스 캔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흔하고 값싼 부탄가스캔이지만 이것도 문화상품의 한 종류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체코는 사과, 꽃다발,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마지막에 부탄가스 캔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주었다. 이렇게 체코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넘어갔다.
이쪽으로 여행하는 분 중에서 부탄가스 캔 구입이 필요한 분을 위해 위치 정보를 적어 놓는다.
비슈이 브로트(Vyssi Brod) 시내에서 국경 쪽으로 나가는 방향에 위치/ GPS 정보 48.612181, 14.3114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