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32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에서 빈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관광도시다. 꽤 큰 도시이기 때문에 시내 중심부에 주차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두 시간 정도면 큰 무리가 없겠지만 정박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도심에서 3.5km 정도 남쪽에 있는 공용 주차장에서 정박하기로 하였다.
주차장 주변에는 푸른 잔디밭의 운동장과 실내 스포츠 시설, 산책로가 있어서 매우 조용하다. 그리고 중요한 이용료는 하루에 2유로, 주말에는 1유로이다. 주차 티켓 판매기에 머물고 싶은 만큼의 돈(동전으로)을 넣으면 주차 가능한 시간이 적힌 영수증이 나온다. 그것을 차 앞에 올려 놓으면 끝. 가끔 관리직원들이 둘러보는 것 같다.
대로변으로 나가면 가까운 곳에 도심으로 들어가는 버스 정류장, 여러 종류의 쇼핑센터와 맥도널드가 있다. 사실 맥도널드는 싼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여행자들에게는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정말로 좋은 곳이다.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는 무료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에 영수증에 있는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가게 해주는 곳이 늘고는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이 아니라면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은 대도시를 관광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정박지 조건의 대부분을 갖추고 있다. 다만, 수도시설이 없다는 것만을 빼고는 말이다. 이 주차장에서 우리는 3박 4일의 긴 시간을 보냈다.
잘츠부르크(이하 잘츠) 구도심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구도심 중심만 간단히 둘러보려고 하면 하루 정도면 충분할 수도 있다. 원래 아내와 나는 도시관광에 조금 불편함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 항상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공간이 우리를 조금씩 힘들게 하는 점도 있고 아톰과 같이 큰 차를 데리고 다니기에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고향인 이곳에서는 왠지 조금 더 머물고 싶어 진다.
잘츠에는 모차르트 생가와 박물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 중 하나인 미라벨 정원, 대성당과 고색 풍이 넘치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물론 수도원 맥주 공장과 같이 방문할 만한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 많다. 그리고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재미있는 분수가 있는 헬브룬 궁전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강 유람선도 있다.
잘츠를 즐기려면 하루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쉽게 난다. 그러면 이틀 이상 머물러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잘츠에는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카드가 있다.
바로 '잘츠부르크 카드'이다.
이 카드가 있으면 주요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대중교통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48시간, 72시간 카드 중 우리는 여유 있는 여행을 위해 과감히 72시간 카드를 미라벨 정원 앞 버스정류장에 있는 판매대에서 개당 37 유로에 구입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72시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정박지에서 잘츠 시내 어디라도 마음대로 들어 갈 수 있다.
자! 출발!!!
왜 이렇게 신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