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중한 시간-18

버들잎해바라기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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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럽고 화사하던 봄의 그 집 정원도
여름이 지나고 10월의 중순에 접어들면
짙은 갈색조의 어두운 빛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빛이 조금 바랜 것 같은 백일홍은 아직도 피고,
가을 들판을 옮겨 온 느낌의 골등골나물 꽃과
구절초, 쑥부쟁이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원의 한가운데에는
가늘고 긴 꽃대로는
무거운 꽃송이들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어
허리가 굽어버린 노란 꽃이 보였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마치 돼지감자 꽃인 뚱딴지 꽃을 닮았지만
자세히 보면 긴 줄기에 가는 잎들이 달려있는
처음 보는 꽃이었습니다.

이름을 찾아보니
잎이 버들잎처럼 좁고 길쭉하여
버들잎해바라기 혹은 좁은잎해바라기라고 부르는 꽃이라고 합니다.

해바라기처럼 노란 꽃이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모습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얀 재만 남도록 그리움으로 타버린,
하지만 아직도
가슴 한가운데에는 그리움의 맑은 우물을 지닌
내 꿈속의 꽃으로….




가을/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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