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꽃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마음도 머뭅니다.
무주 카페의 텃밭에
대파도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 음식에
빠지지 않는 대파지만,
꽃을 못 본 사람들도 많습니다.
외손녀는 고사하고
둘째 딸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족보로 치면
수선화과(Amaryllidaceae)에 속하고
부추속(Allium)에 속해
꽃은 알리움과 닮았습니다.
관상용으로 심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이 꽃 또한 아름답습니다.
대파는
사람들이 음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꽃은 쓸데없어 보이지만,
씨를 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합니다.
사람들에게 그리 사랑받지 못하는 꽃이지만
묵묵히 자연의 순리를 따라
피어난 대파 꽃.
그곳에 시선이 잠시 멈추었습니다.
꽃을 피울 때쯤이면
대파는
세상의 모든 서운함과 설움을 털어버리고
속을 비운 채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 속에 하늘을 채워갑니다.
성숙한 나이 듦의 모습같아
바라보며 마음이 머뭅니다.
파꽃 피었다 / 이문재
파가 자라는 이유는
속을 비우기 위해서다
파가 튼실할수록
하얀 속을 잘 비워낸 것이다
다 자란 파는 속이 없다
사람들은 파 속을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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