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마티스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마음도 머뭅니다.
홍천의 식당 마당 구석에서 만난
하얀 클레마티스가
봄 저녁에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던 기억을 뒤로하고
5월도 저물어갑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반짝이는 저 아이의 눈매에
제 시선이 머물게 됩니다.
올해에 만난 꽃 중에서도
마음에 오래 남는 꽃입니다.
김형술 시인의 아름다운 시처럼
가슴에 잔잔한 그리움으로 남을 것 같은
봄 저녁에 만난
아름다운 꽃입니다.
봄 저녁 시냇가에서/ 김형술
푸른 물기 머금은 별들
자작나무 흰 가지마다 피어나는 저녁
들릴 듯 안 들릴 듯 희미한 물소리
어둠 속으로 길을 냅니다
아무 기다림도 없는 마음으로
누가 이리 깊은 적막을 풀어 놓는지
오늘 밤은 아마도 저 별들을
하나도 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적막이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모르냐는 듯 출렁이는 별들의 눈빛
차마 마주 대하지 못하고
오래 전에 묻어 버린 이름 하나만
등 뒤에다 감추고 돌아섭니다
시간 속에 숨겨 놓은 한 시절 햇빛
눈 시리게 화안한 웃음, 뒷모습
그 모든 슬픔 잠든 꽃무덤 하나
누구의 가슴엔들 없으랴마는
꽃내음 지천 흩어지는 이런 저녁엔
그저 물소리만 따라 걸으며
가만가만 발끝만 헤아립니다
꽃잠 고요한 어둠 속을 따라오는
눈매 푸른 별 하나
애써 외면하며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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