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인공적인 모양으로 키워 놓은 국화보다는 자연스럽게 피어난 코스모스가 더 정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는 피코티 코스모스(Cosmos bipinnatus ‘Picotee’)로 알려진 개량종 코스모스도 있었습니다.
꽃잎 끝에 하나하나 봉선화 물을 들인 멋쟁이.
햇살도 축복처럼 아름다운 꽃위에 가득 뿌려지는 행복한 가을 아침이었습니다.
가을에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순간.
코스모스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 이규리
몸이 가느다란 것은 어디에 마음을 숨기나 실핏줄 같은 이파리로 아무리 작게 웃어도 다 들키고 만다 오장육부가 꽃이라, 기척만 내도 온 체중이 흔들리는 저 가문의 내력은 허약하지만 잘 보라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도 똑같은 동작은 한 번도 되풀이 않는다 코스모스의 중심은 흔들림이다 흔들리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중심, 중심이 없었으면 그 역시 몰랐을 흔들림, 아무것도 숨길 수 없는 마른 체형이 저보다 더 무거운 걸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