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Jul 05. 2022

여름 정원 -11

기생초꽃

여름 정원 -11, 기생초꽃
빛 속에서 하나님을 믿는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둠 속에서 하나님을 믿는 것,
그것이 믿음입니다.
- 챨스 스펄전

To trust God in the light is nothing,
but to trust him in the dark,
that is faith.
— Charles Spurgeon


정기 검사를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녀오는 길

대전천변의 풀밭에

저녁녘의 노을빛이 물듭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노을빛을 바라보는

기생초꽃 가족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참 화목해 보이는 저 꽃 가족들의 하루는 어떠했을까?

저 꽃들은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무슨 기도를 드리고 있을까?


저녁녘은 늘

마음속에 무언가 생각을 날라 옵니다.

아마 모두가 철학자가 되는 시간인가 봅니다. 


저녁 하늘빛,

풀밭과 나무,

그리고 기생초꽃 가족이 만들어낸

특별한 하늘

특별한 시간

특별한 만남 속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어둠으로 가는 시간

어둠이 더 드리워지기 전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안식할 수 있는 집이 있음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주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무한 감사드리며.....





저녁녘/ 박인걸


서쪽 산에 걸린 해가

붉은 울음을 터트리며 눈물을 쏟고

허공을 나는 철새 몇 마리

날개 짓이 왠지 무겁다.


곧 이어 오동나무 아래로

어둠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밤새 어둠을 몰아내려

골목길에는 외등이 불을 켠다.


시간 속에 갇혀서 뛰어온 하루

풍력날개처럼 어지럽지만

내가 밟고 온 발자국에서

어떤 꿈이 큰 다는 소망을 갖는다.


세 개의 시계바늘이 만드는 시간은

매일 쳇바퀴처럼 돌지만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내 가슴에는

이 시간 위안과 안도가 깃든다.


어두움이 세상을 삭제하고

칠흑으로 먼 산을 칠한다 해도

매일 찾아오는 저녁녘은

인생의 철학을 나에게 주유한다.




#여름_정원 #저녁녁녘 #대전천변 #노을빛 #기생초꽃 #감사 #2022년

작가의 이전글 시선이 머무는 곳-2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