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원-14

살구

by 박용기
121_7528-s-Summer garden-14.jpg 여름 정원-14, 살구


여름 정원에는
익어가는 살구도 있습니다.


잎도 없이 발그레한 꽃을 달고

벌거숭이로 서 있던 나무에

어느새 잎이 나고 열매가 맺히더니

초록색 열매는 노란 살구가 되었습니다.


한바탕 비가 쏟아진 후

살구나무는 아름다운 그림이 됩니다.


이상희 시인은

비가 올 때

여러 나무들의 모습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묘사했지만,

이 나무처럼

더 우아하고 아름다워지는 나무도 있다는 것을

몰랐나 봅니다.


아! 어쩌면 이 나무는

비가 오면

죄를 씻는 나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 맑고 고와지는.


비가 오면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도 있지만,


비가 오면

살구나무 앞에 서서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가슴 설레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가 오면/ 이상희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아, 아,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다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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