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미역취
여름 정원 한쪽에
작은 군락을 이루며
노랗게 꽃을 피운 미국미역취
사진을 찍고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니
잎들이 마치 초록 바닷속에서
파도에 잎을 펄럭이는
미역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가끔 들판에서도 보이는 꽃이며
꽃집에서 '솔리다고'로 불리는 꽃입니다.
북아메리카가 고향이라는 미국미역취의 학명이
Solidago gigantea Aiton이기 때문입니다.
속명의 Solidago는
라틴어의 '전체(whole)'라는 뜻의 'solida'와
'만들다(to make)'라는 뜻의 'ago'를 합쳐 만든 말입니다.
이 풀로 상처를 치료하는데 쓰였기 때문입니다.
꽃말은 '경계' 혹은 “나를 돌아보오”라고 합니다.
얼핏 두 가지 꽃말이 상반되는 느낌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살면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경계를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배려해주기를 원합니다.
다시 말해
경계와 나를 돌아봐 달라는 외침은
생존을 위한 떨림 인지도 모릅니다.
노랗게 피어나
벌과 나비에게
나를 돌아봐 달라고 손짓하던 미국미역취에
작은 부전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화답해주었습니다.
여름 정원엔
외로움에 노랗게 꽃을 피우는
미국미역취도 있고,
그 외로움을 함께 느끼는
작은 나비도 있으며,
그 모습을 가슴에 담는
사람도 있습니다.
떨림/ 류시화
손가락을 못에 질리거나 칼에 베이면
그 순간 손가락의 존대를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마찬가지로,
존재가 깊이 상처 입어
날개가 부러지거나
심장에 금이 갈 때
너는 비로소
너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울대를 다쳐 바람으로 대신 우는 울새처럼
차갑고 고독한 행성 가장자리에서
별똥별 빗금으로
금 간 곳 꿰매며
다시 삶에 놀라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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